‘김이 펄펄 나는 바다’ 성공 꿈꾸는 청년들

 

120㎏당 최고 30만원 선까지 경매

귀어인 절반 외지서 되돌아온 경우

40세 미만 젊은층 비중 12.6% 불과

개인의 면허 취득 복잡한 과정 장벽

지난 1일 화성시 궁평항에서 한 선원이 경매 시작전 수확한 김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2025.4.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지난 1일 화성시 궁평항에서 한 선원이 경매 시작전 수확한 김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2025.4.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안산시 대부도의 행낭곡 어촌계에서 김 양식업을 하고 있는 강유민 씨는 1990년생이다. 어렸을 때 살았던 고향이긴 하지만 강 씨는 처음부터 어업을 할 생각은 없었다.

군대를 다녀온 후 다른 직종의 일을 하던 중에 이곳에서 가업을 이어 김 양식업을 하고 있던 지인과 어촌계 어른들이 이 일을 해보지 않겠냐고 추천했다. 어업인후계자로 선정된 후 자금을 지원받은 강 씨는 지난 2018년 20대의 나이에 그렇게 김 양식업에 뛰어들었고, 바다에서의 삶을 살아가는 중이다.

강 씨에게 김 양식업은 열심히 하는 만큼 수익이 나오는 정직한 일이다.

그는 “관리를 잘해 놓으면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온다. 그물로 생선을 잡거나 하시는 분들은 바다가 내어주지 않으면 그 영향을 받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김 양식은 그에 비해 안정적이다”라고 말했다.

경매 가격은 차이가 있지만, 올해는 명절 전후로 120㎏당 최고 30만원 선까지 올라갔다고 했다.

김은 대략 10월부터 3월까지 수확하는데, 약 10일 전후의 텀을 두고 일주일씩 거둬들인다.

강 씨는 이렇게 경기도 바다에서 나는 김의 품질 또한 어디에 견주어도 빠지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남해 지역 양식장과 비교해 날이 춥고 수온도 낮아 3월과 10월에도 질 좋은 김이 생산된다는 게 어민들의 설명이다.

이곳 어촌계에서는 이처럼 강 씨와 같이 김 양식업에 종사하는 청년 어민이 10여 명 있다고 했다. 가업을 잇는 사람들도 있지만, 외지에서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절반가량이나 된다. 청년 어민들은 어촌계에서 지원을 받아 외국의 선진 사례들을 배우러 가기도 하고, 새로운 그물이나 종자 등의 정보도 얻으러 다니며 양식업을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일 화성시 궁평항에서 한 선원이 경매 시작전 수확한 김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2025.4.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지난 1일 화성시 궁평항에서 한 선원이 경매 시작전 수확한 김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2025.4.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궁평항에서 아버지와 함께 김 양식업을 하고 있는 이정민(27)씨는 수산 관련 전공을 공부하다 어업후계자 전형으로 김 양식업에 발을 들이게 됐다. 적성에 잘 맞았던 것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좋았던 수입이 이 일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 이 씨 역시 젊은 동료 어민들과 함께 새로 나온 품종이나 약품 등으로 김 양식업의 비전을 높이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귀어인수 가운데 40세 미만의 젊은 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6%(95명)에 불과했다. 해양수산부가 신규 면허를 발급한 지난해의 경우 김 양식장 신규 면허 행사 계약자 가운데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8%(58명)로, 신규 김 양식업자에 젊은 층이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식장의 면허는 수산업협동조합이나 어촌계 등 어업 관련 단체가 기초지방자치단체로부터 취득하게 되는데, 개인이 그 면허를 취득해 양식업을 할 수 있게 되는 과정과 자격은 복잡하고 장벽이 높다. 그럼에도 청년들이 이 업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의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미래 산업으로서 뛰어들 가치가 충분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 씨는 “요즘 양식 방법들은 아버지보다는 젊은 삼촌들한테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며 “확실히 힘들고 고된 일이지만 또래보다는 많이 버는 편인 것 같다. 요즘에는 김 산업이 잘 되다보니, 아버지들이 외지로 나간 자식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민주·김지원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