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절반이상 미혼, 지자체들 앞다퉈 청년 만남 정책 나서
오산시 ‘솔로(solo)만 오산’ 통해 결혼 골인한 1호 커플 탄생
이성 만남 기회 긍정적 응답 높아 올 하반기 시행 예정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30대 남녀 중 결혼을 한번도 하지 않은 미혼자 비율이 51.3%였다. 20대 미혼율은 95.2%로, 이제 20대에 결혼하는 청년은 ‘유니콘’에 가까워졌다.
결혼을 하지 않는 비율이 늘어나는 현상은 저출생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지난해 전국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우리나라 저출생 문제는 관련 분야 해외 석학들도 놀랄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전국에서 성장세가 뚜렷한 지역인 경기도 역시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9명으로 매우 낮다.
이때문에 최근들어 지자체 차원의 다양한 저출생 극복 정책 중에 ‘이성과의 만남’을 핵심으로 한 정책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경기도에서 가장 젊은 도시 중 하나인 오산시는 지난해 3차례에 걸쳐 ‘솔로(solo)만 오산’을 개최했고 총 119명이 참가한 가운데 33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특히 이들 커플 중에는 지난 19일 결혼식을 올린 첫 성혼 커플이 탄생해 화제를 모았다. 이 커플은 지난해 9월 안산 대부도에서 열린 ‘청춘남녀 가을바다 소풍’에서 처음 만나 연인이 됐으며 6개월 간의 연애 끝에 결혼에 성공했다.
1호 커플의 결혼식인 만큼, 이권재 시장과 시 공무원들이 참석해 축하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솔로만 오산 프로그램으로 소중한 인연을 마련한 것도 감사한데 첫 1호 부부까지 탄생해 경사”라며 “앞으로도 오산 청년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좋은 정책을 발굴해나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같은 지자체 정책들에 대해 공공이 직접 나서서 인위적인 만남을 추진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실제로는 청년층에서 상당히 소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오산시의 경우에도 지난해 신청인원이 모집인원을 초과해 4대1의 경쟁율을 집계하기도 했다.
지난해 솔로만 오산 프로그램은 자연스러운 만남이 가능하도록 ‘가을소풍’, ‘크리스마스 와인파티’ 등 문화활동과 연애코칭 프로그램을 접목해 구성됐다. 또 프로그램 진행 후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주변 지인에 추천할 의사가 있다’는 물음에 긍정적인 응답이 89.7%였고, ‘이성과의 만남과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 변화의 기회가 됐느냐’는 질문에도 77.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시 관계자는 “만남의 기회가 적은 청년들에게 자연스러운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사회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청년 1인가구, 비혼 및 저출생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할 수 있다”며 “좋은 성과가 있었던 만큼 오산시 대표 청년복지 브랜드 시책으로 올해 하반기에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산/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