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독주 체제 이어질지 관심

누적 득표율 89.56% 역대 최고치

한덕수 출마 가능성 등 주요 변수

제21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반환점을 돌면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당내 지지세가 한층 더 단단해지는 모습이다. 이른바 ‘어대명(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이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회자되며, 이 후보의 독주 체제가 본선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이재명 대세를 인정하면서도 1차 컷오프(4명 압축) 이후 국민의힘 경선 붐 효과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 가능성을 주요 변수로 지목하고 있어, 이재명 후보가 기세를 계속 유지할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재명 후보는 지난 두 차례 민주당 경선에서 충청권(대전·충남·세종·충북)과 영남권에서 각각 88.15%, 90.81%를 얻으며 1위에 올랐다.

누적 득표율은 89.56%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가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72.2%와 지난 당대표 경선 85.4%도 뛰어넘은 상태다.

이 후보의 대선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7년도엔 민주당 제19대 대통령 경선에서 3위(21.2%)로 낙마했지만, ‘최순실 게이트’ 사태 속 ‘박근혜 하야’ 발언을 최초로 내던지며 지지율이 급상승해 기초자치단체장 신분으로 절반의 성공을 이뤘다. 기세를 이어 2020년 20대 대선 경선에선 이낙연·정세균 전 총리, 추미애 전 대표 등 당내 거물급 인사들을 모두 꺾는 돌풍을 일으키며 최종 주자에 올랐지만, 본선에서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단 0.73%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이 대표의 대세가 굳어지는 것은 2번의 당 대표를 거치며 총선 승리, 사법리스트 극복 등 당에 기여한 ‘보상’이라는 분위기가 압도적이어서 변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4년간 이 후보보다 우월한 표를 얻을 만한 역할을 과연 누가 해왔느냐. 한 후보는 해외순방(김동연 경기도지사)에서 최근 돌아왔고, 또 다른 후보는 사면복권(김경수 전 경남지사)된 지 얼마 안 됐다”며 변수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진영 대결과 가짜뉴스 확산으로 인한 네거티브 선거 양상, 경선 흥행 몰이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크게 우려하지는 않지만, 선거 구도가 진영 대결로 고립되고, 네거티브 선거로 가게되면 다소 변수가 있다”며 우려했다.

또 다른 의원 측은 “민주당과 달리 국힘은 경선이 흥행을 하고 이다. 그에 대한 컨벤션 효과는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라면서도 “다만 (국힘) 내부가 분열 양상을 보이는데, 이 경우 보수층은 아예 투표를 안해버리니깐 그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일부 학계에서는 ‘후보 검증’과 ‘한덕수 변수’로 판세가 바뀔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김용태(포천·가평) 의원은 과거 노무현 돌풍을 설명하며, “당시 노 후보는 꼴등에서 단계적으로 올라 바람을 일으켰다. 전직 당대표로 당권을 장악하고 80~90%를 득표하는 사람과는 ‘인생 스토리’가 다르다”며 “지금 민주당 경선은 대장동, 백현동 사건 등 후보 검증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이런 이유로) 본선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경선이 텃밭인 수도권까지 올라오면 어대명 구도가 더 강화되고 탄핵에 반성하지 않는 국민의힘의 자폭행위 때문에 본선에선 더 탄력받게 될 것”이라면서도 “한덕수 권한대행이 출마할 경우 분위기 반전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은기자 z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