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한동훈·홍준표 ‘3강’
나경원·안철수 유력 후보군
‘탄핵의 강’ 외나무다리 승부
토론회 직후 설전 벌이기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4인 압축을 위한 일반국민 여론조사가 21일 시작되면서 ‘3강’을 형성 중이던 김문수·한동훈·홍준표 후보 외에 나머지 한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나경원·안철수 후보 이름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두 후보의 격앙된 설전이 이채롭다.
정치권에서는 나 후보가 2차 경선에 진출할 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 후보(김문수·홍준표·나경원)가 4강에 3명이나 포함되고, 이 경우 조기 대선의 원인을 제공한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중도층 관심도가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이를 의식한 듯, 안 후보는 주말 토론회 직후인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국민의힘 후보들이 탄핵의 강으로 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후보는 “중도층에서는 이재명 후보를 경계하지만, 우리에게 주는 시선도 싸늘하다”며 “대다수 민심은 정권교체를 요구하는데 탄핵 인용에 사과 한마디 없이 모두 대선후보를 자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당 토론회는 ‘당대표 경선 토론회’라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안 후보는 또한 “탄핵 반대 후보가 우리 당 후보가 되면 이재명은 그들을 ‘윤석열 시즌2’로 만들 것이고, 우리가 그런 후보를 선택한다면 이번 대선은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난다”고 직격했다.
‘외나무다리’ 승부를 벌이고 있는 두 후보의 설전도 긴장감을 더한다. 나경원 후보는 최근 안 후보가 탄핵반대 후보들을 겨냥해 ‘전광훈 당으로 가라’고 비난한 데 대해 “뻐꾸기 그만하시라”고 받아친 데 이어, 이날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안철수 후보는 대선 때마다 이 당 저 당을 다닌다. 우리 당에 오긴 했는데 당의 가치에 동의하느냐”고 비꼬기도 했다.
이에 안 후보는 다른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 3년간 여당을 만든 사람이 바로 나다. 그 혜택을 받은 나경원 후보가 조금이라도 감사한 마음을 가질 줄 알아야 한다”고 되받았다.
당내에서는 ‘탄핵의 강’을 사이에 둔 두 후보 중 외나무다리 위에서 누가 밀려날지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