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단체협약 체결 ‘평행선’

합창단 노조, 시장과 면담 요구도

市, 문제 선 긋고 부정적 입장 비쳐

21일 하남문화예술회관 앞에서 민주노총 하남시립예술단지회가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하남문화재단과 하남시에 단체협약 체결을 촉구하고 있다. 2025.4.21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21일 하남문화예술회관 앞에서 민주노총 하남시립예술단지회가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하남문화재단과 하남시에 단체협약 체결을 촉구하고 있다. 2025.4.21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하남문화재단(이하 재단)과 하남시립합창단 노동조합이 단체협약 체결을 놓고 1년 넘도록 평행선(2월11일자 8면 보도)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양측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시립합창단 해체까지 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 하남시립예술단지회(이하 노조)는 21일 하남문화예술회관 앞에서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시와 재단에 대해 단협 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교섭을 진행했지만 재단측이 단협 체결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시청 앞에서도 집회를 연 노조는 시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촉구하면서 시청 민원실에 시장과 면담을 요구하는 집단민원을 제기했다.

현재 노사 양측은 ▲월급제 시행 ▲연차휴가 신설 ▲근무성적평정에 관한 사항 ▲노조전임자 도입 및 근로면제제도 시행 ▲근무시간 중 노조활동 인정 ▲정년 55세에서 65세로 확대 등에서 상당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재단 측은 “일부 요구사항에 대해선 재단 직원 수준으로 인정해주겠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조의 요구와 갭이 큰 편”이라며 “월급제 도입으로 발생하게 될 시간외 근무수당 예산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선 시행이 어렵다”고 밝혔다.

시는 재단 노사간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노조측의 요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립합창단은 현재 33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하루 오전 3시간씩, 주 4일 근무(연습)하고 있으며 일급(8만원)이 적용돼 월평균 140만원 중반에서 150만원 중반의 급여를 받고 있다. 1일 4시간, 주3일 근무, 일급 8만원인 타 지역 합창단과 비교하면 월 20만~30만원 가량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시, 양주시 등 일부 지자체의 시립합창단이 ‘돈 먹는 하마’로 평가되면서 해체 및 해촉됐던 사례를 비춰볼 때 시립합창단의 운영비 부담도 상당히 큰 편으로 보인다. 실제 시립합창단의 운영예산은 합창단원 총급여 6억7천여만원을 포함해 8억9천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재단의 기획공연 예산 6억여 원보다도 많다.

시 문화계 관계자는 “시립어린이합창단과 달리 시립합창단의 존재감이 아주 낮은 편”이라며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일부에선 시립합창단을 해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