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재활용 선별장 가보니

일일이 사람 손 거쳐 다시 분리

“포장재 철사 제거 가장 어려워”

분리 배출 유도할 단순한 기준을

지구의 날을 하루 앞둔 21일 성남시 재활용선별장에서 관계자들이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2025.4.2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지구의 날을 하루 앞둔 21일 성남시 재활용선별장에서 관계자들이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2025.4.2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지구의 날(4월 22일)을 하루 앞둔 21일 오전 10시께 찾은 성남시 재활용선별장. 주말 동안 시민들이 내다버린 재활용 쓰레기를 가득 실은 트럭들이 줄지어 선별장 안으로 들어섰다.

매일 400~500대의 재활용 쓰레기 수거 차량이 이곳을 찾는다. 성남시 재활용 선별장에서 골라내는 재활용 쓰레기는 하루 100여t으로, 1일 처리량(70t)을 훌쩍 넘어서는 양이다. 환경부가 지난해 발표한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경기도의 2023년 폐기물 발생량은 3천653t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고철, 비닐, 플라스틱 등 소재별로 나뉜 분류 장소에는 사람 키를 훌쩍 넘는 높이만큼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수거 차량이 재활용 쓰레기를 쏟아내면, 로더(지게차)가 선별 기계 안으로 쓰레기를 퍼담아 올렸다.

기계로 들어간 쓰레기는 일일이 사람 손을 거친다. 2층 플라스틱 선별동에 들어서니 컨베이어 벨트 위로 쓰레기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모습이 보였다. 벨트 양 옆으로 늘어선 직원들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각자 맡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분류했다. 벨트를 끝까지 통과한 플라스틱은 소각 처리된다. 카페에서 흔히 쓰는 일회용컵 등 재활용 가치가 떨어지는 플라스틱이 소각 대상이 된다는 설명이다.

지구의 날을 하루 앞둔 21일 성남시 재활용선별장에서 관계자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2025.4.2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지구의 날을 하루 앞둔 21일 성남시 재활용선별장에서 관계자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2025.4.2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선별장은 한 차례 분리수거를 거친 쓰레기들이 들어오는 곳이지만, 레일 위엔 여전히 다른 종류의 쓰레기가 보였다. 플라스틱 선별동 직원 A씨는 “알루미늄으로 된 식용유 통이나 동물 사체가 섞여 들어오기도 한다”며 “빌라, 오피스텔 등 분리수거장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공동주택에서는 쓰레기 분리 배출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편”이라고 했다.

비교적 선별이 쉬워 보이는 스티로폼도 처리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박스 겉에 노끈, 테이프 등이 붙어 있어서다. 분쇄 기계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고장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전부 손으로 떼어내야 한다.

지구의 날을 하루 앞둔 21일 성남시 재활용선별장에서 관계자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2025.4.2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지구의 날을 하루 앞둔 21일 성남시 재활용선별장에서 관계자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2025.4.2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스티로폼 처리동에서 일하는 B씨는 “포장재 안에 박힌 철사를 제거하는 게 가장 어렵다”며 “손을 찔리지 않기 위해 장갑을 두겹씩 끼고 일한다”고 말했다.

황성현 경기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일일 처리량을 넘어선 만큼, 규제를 강화해 폐기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면서 “차선책으로 분리 배출을 유도하려면 명확하고 단순한 재활용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