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이어 코카콜라 등 음료 가격 줄줄이 인상

고깃집 ‘한숨’ 소비위축 장기화 단골 잃을 위기

“1년으로 환산하면 직원 한달 월급 달해 부담”

hy는 오는 5월1일부터 ‘야쿠르트 라이트’ 가격을 기존 220원에서 250원으로 13.6%(30원) 올린다. 지난 2022년 9월 이후 2년 7개월만이다. /연합뉴스
hy는 오는 5월1일부터 ‘야쿠르트 라이트’ 가격을 기존 220원에서 250원으로 13.6%(30원) 올린다. 지난 2022년 9월 이후 2년 7개월만이다. /연합뉴스

수원 인계동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박모(37)씨는 매번 고객들에게 서비스로 요구르트를 증정한다. 고물가 속 가게를 찾아준 고객에게 건네는 감사 인사이자, 식사 기억이 좋게 남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러나 최근 hy를 포함한 음료업체들이 가격인상을 예고하면서 시름이 깊어졌다.

박씨는 “오비맥주가 가격을 인상해 주류 가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음료도 오른다고 하니 걱정이 앞선다”라며 “기존 요구르트 서비스를 없앨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음료가격을 무턱대고 올릴 수 없다보니 부담이 늘어나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식품업계 가격 인상 러시(4월3일자 1면 보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음료업체도 가격 인상에 동참키로 했다.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건비 등 상승에 제조 원가 부담이 심화된 영향이라는 게 음료업체 설명이다.

사실상 무정부 상태… 물가에 내몰린 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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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추정치 1.8%를 넘어섰지만, 민생 안정을 최우선해야 하는 정부는 여전히 유명무실하다. 소홀한 감시를 틈탄 기업들이 일제히 출고가를 올려 물가 상승을 견인, 서민들의 곡소리를 더욱 키우고 있다. 2일 용인의 한 대형 마트. 물건을 집었다가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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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업계에 따르면 hy는 오는 5월1일부터 ‘야쿠르트 라이트’ 가격을 기존 220원에서 250원으로 13.6%(30원) 올린다. 지난 2022년 9월 이후 2년 7개월만이다.

hy 측은 “원당, 포장재 등 원부자재와 물류비, 인건비 상승으로 제조 원가 부담이 심화됐다. 어려운 경제 여건과 부담을 고려해 인상 품목과 인상 폭을 최소화했다”고 인상 배경을 밝혔다.

코카콜라음료도 스프라이트, 환타 등 일부 제품 출고가를 평균 5.5% 인상한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인상 시기는 다음달 1일부터다.

주류 가격은 일찍이 인상됐다. 맥주업계 1위 오비맥주는 카스 등 주요 맥주 제품 공장 출고가를 지난달 1일부터 2.9% 인상했다. 같은 날 롯데아사히주류도 아사히 가격을 최대 20% 올렸다.

줄인상 여파는 소상공인과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이날 만난 수원시내 한 식당 사장 A씨는 “작년 11월에도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업소용 제품 가격이 한 차례 인상됐다. 최근 오비맥주도 출고가를 인상해 납품가가 조정됐다. 한 달로 치면 주류 비용만 전보다 20만원 더 내는 상황인데, 음료 가격이 오르면 부담은 또 늘어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1년으로 환산하면 직원 1달분 월급에 달할 정도로 지출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자영업자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가격 인상은 쉽지 않다. 소비위축 장기화 상태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 기존 단골도 잃을까 우려돼서다. 화성의 한 식당 사장은 “부담은 되지만 아직은 올릴 생각 없다. 주변에서 가격 올린다면 그때 상황 봐서 인상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