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분향소가 마련된 23일 오전 인천시 중구 천주교 인천교구 답동성당을 찾은 신도가 추모를 하고 있다. 2025.4.2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프란치스코 교황의 분향소가 마련된 23일 오전 인천시 중구 천주교 인천교구 답동성당을 찾은 신도가 추모를 하고 있다. 2025.4.2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공동선과 인간 존엄성을 우선했던 교황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을 추모하는 미사가 23일 오전 10시께 인천 중구 답동성당에서 열렸다.

천주교 인천교구 한 수녀는 “아버지를 잃은 마음이다. 큰 지도자였지만 항상 낮은 자의 모습으로 생활하셨다”며 눈물을 훔쳤다.

성당 내부 단상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정과 조화가 놓인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면사포를 쓴 신도 등 270여명이 성당을 가득 메웠다. 미사를 마친 뒤에는 교황의 영정 앞에서 기도하려는 신도들의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23일 오전 인천시 중구 천주교 인천교구 답동성당에 마련된 프란치스코 교황 분향소에서 성직자와 신도들이 조문하고 있다.  2025.4.2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3일 오전 인천시 중구 천주교 인천교구 답동성당에 마련된 프란치스코 교황 분향소에서 성직자와 신도들이 조문하고 있다. 2025.4.2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신도 임춘옥(77·인천 중구)씨는 “건강하신 줄 알았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신자로서 너무 안타깝고 슬프다”며 “존경했던 교황님을 잊지 않겠다”고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인천에서 선교활동 중이라는 필리핀 출신 로레타 도로닐라(57)씨는 “그(교황)가 세상을 떠난 것은 슬프지만 부활절 기간 중이어서 종교적으로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미사에 참여한 모두와 함께 사랑하는 그를 잃은 슬픔을 한 가족처럼 나눌 수 있었다”고도 했다.

2013년부터 가톨릭을 이끌어 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일 88세 일기로 선종했다.

천주교 인천교구는 23일을 시작으로 오는 26일까지 매일 오전 9시~오후 8시 답동성당에서 분향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추모 기간에는 매일 오전 10시에 추모 미사가 열린다.

23일 오전 인천시 중구 천주교 인천교구 답동성당에 마련된 프란치스코 교황 분향소에서 성직자와 신도들이 조문하고 있다.  2025.4.2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3일 오전 인천시 중구 천주교 인천교구 답동성당에 마련된 프란치스코 교황 분향소에서 성직자와 신도들이 조문하고 있다. 2025.4.2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답동성당은 인천 천주교의 역사를 간직한 상징적인 공간이다. 지난 1897년 인천 첫 천주교 성당으로 세워진 답동성당은 사적 제287호로 개항기 인천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대표적인 근대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다. 교황 추모 미사가 시작된 이날도 답동성당에는 중구 개항장 일대를 여행하러 온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미사를 주례한 정신철 천주교 인천교구 주교는 “지난해 한국 주교단의 사도좌 정기방문 때 지켜본 본 교황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한국 주교단에게 애정을 가지고 대화에 임하셨다. 남북 분단에 마음 아파하고 있고, 한국을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다고도 말씀했다”고 했다. 이어 “단지 가톨릭만 생각하시던 분이 아니었고, 전 세계 모든 이들을 위한 양심을 보여주셨던 분”이라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