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카페리 이용객, 전년比 36% ↓

여행 저가상품 부실… 혹평 악순환

선박 점검에 운항횟수 감소도 한몫

인천과 중국 주요 도시를 잇는 한중카페리가 올해 들어 여객·화물이 동반 감소하면서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

23일 한중카페리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천항 한중카페리 6개 항로 이용객은 6만9천77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10만8천693명과 비교해 36%나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1분기에는 승객을 운송하지 않았던 인천~다롄 노선이 올해 들어 운항을 재개했지만, 전체 수송 실적은 지난해보다 크게 낮아졌다.

한중카페리 업계에선 여행사들이 중국인 단체 여행객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저가 여행상품을 내놓은 것이 오히려 승객 감소의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중카페리로 우리나라를 관광하는 여행상품이 부실해졌고, 나쁜 평가가 이어지면서 여객 모집이 더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한중카페리 업계 설명이다.

올 1분기 연휴 기간에 맞춰 정기 점검에 들어간 한중카페리 선박이 많아 운항 횟수가 감소한 것도 승객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선박 정기 점검이 이뤄지면 대체 선박이 투입됐지만, 최근에는 카페리 선박을 구하기 어려워 아예 항로를 휴항하는 선사가 많았다”고 말했다.

여객 감소에 더해 한중카페리 선사들의 주요 수입원인 화물 물동량도 줄었다. 올 1분기 한중카페리 물동량은 9만2천753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9만9천827TEU와 비교해 9.7% 감소했다.

한중카페리 업계는 중국과 우리나라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부품류의 물동량이 많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기업들이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해 한중카페리보다 운송비가 3분의1 수준에 불과한 일반 컨테이너선을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 내수 경기 침체로 중국에서 수입되는 의류나 잡화 등의 화물이 줄어든 것도 물동량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한중카페리 업계 침체가 심해지자 인천항만공사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인천항만공사는 이날 한중카페리 선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전자상거래, 해상·항공 복합운송(Sea&Air) 화물 물동량 창출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전자상거래와 Sea&Air 화물은 한중카페리를 통해 주로 운반되며, 항로에 따라 전체 화물의 3~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김상기 운영부문 부사장은 “대내외적으로 급변하는 물류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물동량 확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