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은 거창하지 않아… 딱 한 발자국만 넘어서면 돼”

 

내달 일행 3명과 북미 최고봉 등반

“힘들지만 표현 못할 두근거림 있어

산 아니어도 가슴뛰는 모험 해보길”

미국 알래스카 데날리 원정 준비에 한창인 인천대 산악부 재학생 대표 최선홍씨가 2023년 키르기스스탄 칸텡그리 원정 당시 촬영한 사진에서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다. /최선홍씨 제공
미국 알래스카 데날리 원정 준비에 한창인 인천대 산악부 재학생 대표 최선홍씨가 2023년 키르기스스탄 칸텡그리 원정 당시 촬영한 사진에서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다. /최선홍씨 제공

“산이요? 고산병에 고통스럽고, 발은 피범벅이 됩니다. 눈사태도 만나고, 크레바스에 빠질 위기도 겪습니다. 다시는 오지 말아야지 생각합니다. 그런데요. 두어 달만 지나면 어느샌가 배낭 짐을 싸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웃음)

다음달 인천대학교 산악부 4명이 미국 알래스카에 위치한 북미 최고봉 ‘데날리(해발 6천190m)’ 원정길에 오른다. 원정 준비에 한창인 원정대 재학생 대표인 건설환경공학과 대학원생 최선홍(28)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 원정에는 최씨와 재학생 막내 정예찬(전기공학과 24학번), 졸업생 이원록(건축공학과 86학번)·김종호(경영학과 01학번)씨 등 재학생 2명과 졸업생 2명이 함께한다. 오는 5월24일 출국해 6월20일 귀국하는 일정이다. 최씨는 대학 생활 대부분을 산과 함께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9년 뉴질랜드 마운트쿡(해발 3천724m)을 시작으로, 키르기스스탄 레닌봉(7천134m), 칸텡그리(7천10m)를 오르며 고산 경험을 쌓았다.

요즘 최씨는 데날리 원정 준비로 바쁘다. 산악부 후배 정씨와 함께 20㎏의 배낭을 메고 매주 산행을 하고 있다. 학교 인공 암벽장에선 고산 등반에 필요한 로프 기술, 크레바스 구조 훈련도 병행 중이다. 체력 훈련은 매일 빼놓지 않는다.

원정 등반에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든다. 인천대 산악부는 셰르파나 전문 포터, 가이드와 동반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1인당 700만~800만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산악부 선배들이 지원하는 것이 동아리 전통이다. 재학생도 일부 자부담을 하는데 선배 도움이 없다면 엄두를 내기 힘들다. 현재 산악부 막내가 47기로, 전통이 있는 동아리다.

등산은 고되고 힘들다. 그래도 계속 산에 오르는 이유를 묻자 최씨는 “정말 힘들다. 겪을 수 있는 고통을 다 겪지만 집으로 돌아와 한두 달 지나면 그때 그 눈 냄새, 베이스캠프의 공기가 다시 떠오른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두근거림이 있다. 그게 산을 계속 오르게 하는 이유 같다”고 답했다.

최씨는 산을 통해 자신을 단련해왔다고 한다. 후배들을 포함한 다른 재학생도 그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그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보는 경험. 도전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조금씩, 조금씩 딱 한 발자국만 넘어서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한 고비를 넘어보는 경험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된다. 해보면 뭔가 알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해보면 안다. 하지만 해보지 않으면 평생 모른다. 뭔가 모험을 해보셨으면 좋겠다. 산이 아니어도 가슴 뛰는 일을 해보는 건 어떨지. 두근두근 거리는 일을 해보자”고 덧붙였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