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체제 개편 맞춰 도로명 등 새로 지정

인천 서구에는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도로명들이 있다. 청라국제도시를 중심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들을 도로명 주소에 쓰이고 있다. 에메랄드로, 크리스탈로, 루비로 등이 그 주인공이다.
서구뿐만 아니라 송도와 영종 등 인천 신도시 중심으로 센트럴로, 아카데미로, 컨벤시아대로, 미단뉴타운로, 왕산마리나길 등이 사용되고 있다.
도로명주소가 전면 도입된 지난 2014년 전후부터 각 지방자치단체는 향토사학자 등 민간 주소정보위원회를 통해 도로명주소를 확정했다.
대부분 그 지역의 역사성 등을 고려해 도로명을 정했지만, 신도시의 경우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정해져 외래어가 많이 사용됐다.
인천 서구의회는 도로명이나 공공기관 등에서 무분별하게 외래어가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인천 서구 한글사랑 조례’를 시행하고 있다. 직관적이고 알기 쉬운 한글을 사용해 구민들이 좀 더 쉽게 관련 정보를 얻도록 돕기 위해서다. 한글 사용을 촉진하고 문화유산을 보전·계승 발전하자는 취지도 있다.
서구의회는 공공기관 주최 행사, 지역명, 건축물 명칭 등에 한글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을 조례에 담았다.
특히 ‘국어책임관’을 지정해 쉬운 용어 개발·보급, 국어 사용 환경 개선 정책 추진 등 한글사랑 업무를 담당하게 했다. 구청장은 이를 위해 관련 정책을 세우고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공문서를 작성할 때도 어려운 한자어, 일본어, 외국어를 비롯한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려 있지 않은 단어 사용을 지양하기로 했다. 공문서에 쓰이는 대표적인 한자어나 외래어, 외국어는 워크숍(공동 연수), 코칭(지도), 오리엔테이션(예비 교육), 슬로건(표어, 강령), 플랜(계획), 별첨(따로 붙임), 통지하다(알리다), 교부하다(내주다) 등이다.
조례를 대표 발의한 홍순서(국·서구바) 서구의회 의원은 “내년 7월 이뤄지는 인천시 행정체제 개편에 맞춰 검단구가 분구되기 전후 도로명이나 기관명 등이 새롭게 지정될 예정”이라며 “분구를 준비하면서 우리 지역의 한글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조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