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활동하는 중견 작가 8인의 산수화
우리 자연의 아름다움 보며 자아 성찰 추구
겉모습뿐 아니라 대상 본질 다가가려 노력

우리의 산과 들과 바다를 안온하게, 때론 거칠게, 때론 몽환적으로 표현하는 산수화는 가만히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산수화가들이 전국을 유람하며 그려 낸 현대 산수화를 한데 모은 전시 ‘산수 팔도유람’이 인천 중구 개항장의 도든아트하우스에서 진행 중이다.
우리는 예로부터 인생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것 가운데 ‘유람’(遊覽)을 으뜸으로 여겼다. 자연을 벗으로 삼아 돌아다니며 구경하길 즐겼다. 또한 산과 물이 어우러진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을 그림을 그리고 감상하길 즐기기도 했다.

오죽하면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해지자 젊은 시절 다녔던 명산대천 풍경의 그림을 집에 걸고 누워서 감상하며 유람했다는 ‘와유산수’(臥遊山水)란 개념이 동양화에 있을까. 단순히 누워서 산수 유람을 할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자아 성찰을 추구했다는 속뜻이 담겼다. 산수화는 그림을 너머 예부터 우리에게 중요한 하나의 덕목이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작품들 역시 전통적 실경 또는 진경산수에 정신을 두고 우리의 산하를 직접 답사해 화폭에 담았다. 이들 작품은 대상의 겉모습만 닮게 그리고자 한 것은 물론 대상의 본질에 가깝게 그리고자 하는 사유의 정신이 그대로 담겼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박창수, 박홍순, 백중기, 서범구, 송순종, 이관수, 조양희, 최현익 등 중견 작가 8명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가까운 김포 문수산성부터 치악산, 계룡산, 동해 추암도, 무등산 규봉암 등 그야말로 팔도를 산수화로 유람할 수 있다.

작가들은 여행을 통해 현장에서 화선지를 깔고 그 순간 느껴진 감흥을 그대로 작품에 옮기거나 자신이 사는 지역을 지키며 주변 풍정을 깊이 있게 우려 냈다. 이들은 한결같이 자연을 무생명의 존재가 아니라 살아 생동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동양 특유의 자연관이 작품에 반영돼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작품 활동을 한다고 도든아트하우스는 설명했다.
도든아트하우스 이창구 관장은 “과거엔 집집이 하나씩은 벽에 걸었던 한국화가 요즘에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며 “올해는 예년보다 한국화 전시를 더 많이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