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89.77%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이변없이 당선된 가운데, 김 지사는 경선 탈락 관련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경선을 마무리했다.
다만, 김 지사측을 중심으로 문제제기됐던 ‘불공정 경선’ 논란에 대한 여진은 남아 있어 본선에 진출한 이 전 대표가 후유증을 감수해야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김 지사는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수도권·강원·제주권역 대선 순회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누가 대통령 후보가 되든 압도적 정권교체 위해 더 크게 힘을 모으자”며 “민주당 내부의 민주주의부터 더 크게 만들어가자. 4기 민주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저 또한 힘을 다하겠다. ‘민주당에 김동연이 있어 다행이다’라는 말을 듣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호소했다.
김 지사는 앞선 순회 경선에서 이 전 대표의 득표율이 90%에 육박하는 결과가 나온 것을 두고 “특정 후보에게 90% 가까운 표가 몰리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며 이번 경선을 “기울기가 거의 수직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네거티브 없이 경선을 마무리했다.
“밭을 탓하지 않는 농부의 심정으로 경선에 정정당당히 임하겠다”고 했던 김 지사는 마지막 연설을 통해서도 정권교체를 위한 통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렇지만 김 지사측은 이번 경선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위기라 잡음이 정리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측은 경선룰 변경, 여론조사 업체 선정, 권리당원 이중투표 의혹 등 끊임없이 경선 과정 전반에서 반기를 들었다. 이 전 대표를 밀어주기 위한 ‘깜깜이 선거’라는 주장이다.
김 지사 캠프 총괄을 맡은 고영인 전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지난 총선에서 ‘비명횡사’ 논란을 빚었던 특정 여론조사 업체가 이번 경선 여론조사 업체로 다시 참여했다며 조치를 촉구했지만 당 선관위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김 지사측의 문제제기는 당 차원에서 수용되지 않았고, 민주당 경선은 이변없이 마무리됐다.
김 지사 캠프로 합류한 김행준 전 경기도 신문팀장도 지난 2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옛날엔 특정후보에게 유리하면 눈치라도 보던 것을, 이번엔 대놓고 마음대로 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전 대표 캠프를 돕기도 했던 그는 “20여년 봐온 민주당 역사에서 지금이 최악 중 최악이다. 민주 없는 민주당”이라며 직격했다.
이어 “방송토론도 경선 후보측들과 협의하는 것도 없다. 일방적인 통보다. 절차의 대부분이 사라지고, 특정 후보가 무조건 유리한 쪽으로 대놓고 마음대로 당에서 질렀다”며 “당헌 당규도 이재명 당대표 재임 중 본인이 유리한 방향으로 개정했다. 공천도 특정인을 배제하기 위해 지역구 국회의원 공천에 전국 당원투표까지 동원했다. 누가 봐도 옳지 않은 일인데, 쓴소리하는 의원 하나 없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송한다”고 꼬집었다.
김 지사 캠프 대변인을 맡은 강민석 전 경기도 대변인 또한 이번 민주당 경선은 “곳곳에 불공정 지뢰가 있었지만 감내하고 경선 완주를 결단했으며, 결과적으로 김 지사가 ‘경선 지킴이’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