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공원 문화마당서 가족·친구 함께
기후 위기 담은 주제로 글쓰기 눈에 띄어
멸종위기종 저어새 등 생태계 보호 글도

“기후 변화로 짧아진 봄이 아쉬워요.”
제23회 푸른인천글쓰기대회가 지난 26일 인천대공원에서 푸른 하늘과 따뜻한 봄볕 속에서 열렸다. 이날 만난 인천지역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찰나의 봄을 지내는 아쉬움을 각자의 방식으로 글에 녹여냈다.
경인일보와 가천문화재단, 인천시교육청이 공동 주최한 푸른인천글쓰기대회는 인천지역 초등학생과 학부모들이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되돌아볼 수 있는 인천 대표 글쓰기 축제다. 매년 4월 말이 되면 학생들과 학부모 등 수천명이 인천대공원을 찾고 있다.
올해 글쓰기대회도 글솜씨를 뽐내기 위한 학생·학부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회에 참여한 가족들은 인천대공원 문화마당 일대에 돗자리나 텐트를 편 뒤 자리를 잡고 앉아 원고지에 한 글자씩 써 내려갔다. 아이들은 부모님과 어떤 글을 쓸지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공놀이를 하거나 비눗방울을 불며 봄바람을 느끼기도 했다.
친구와 나란히 앉아 원고지에 쓴 자신의 글을 한참 들여다보던 김도균(인천연성초6)군은 “꽃샘추위를 주제로 골랐다. 갑작스런 꽃샘추위는 봄을 불러오지만, 사람들이 미워하는데 이 상황을 시로 담아냈다”며 “올해 벚꽃이 폈는데도 눈이 오는 것을 보고 우리 지구에 문제가 생겼구나 싶었다. 오랜만에 봄다운 날씨가 반갑다”고 했다.
두 아들과 함께 올해 처음으로 대회에 참여했다는 김용진(50·부평구)씨는 “어릴 땐 쉽게 접할 수 있었지만, 요즘엔 찾기 힘든 ‘봄나물’의 맛을 너무 늦게 알게 된 것에 대한 개인적인 아쉬움을 글에 담았다”고 했다. 그의 아들 김도윤(인천부일초6)군도 “요즘엔 봄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를 만큼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며 “환경이 많이 파괴돼서 생긴 일 같다”고 아쉬워했다.
봄이면 찾아오는 ‘황사’를 주제로 고른 학생과 학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정민서(인천중산초3)군은 “날씨가 따뜻해져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봄이 와서 기쁘지만, 봄이 되면 황사도 같이 찾아와 속상하다”며 “황사를 주제로 봄이 와도 신나게 뛰어놀지 못해 슬프다는 글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원고지를 받고 한참을 고민하던 김보미(43)씨도 “최근에 미세먼지가 심해 걱정이 많다.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을 주제로 글을 구성했다”고 했다.
인천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저어새 등 생태계 보호를 알리고자 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두 딸과 함께 대회에 참여한 안지은(47·계양구)씨는 “인천시가 주관하는 드림스타트 생태체험에 아이들과 참여한 적이 있는데 아이들도 즐거워하고 나도 생태계 보호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저어새 서식지를 돌아보며 배운 생태교육을 알리는 글을 썼다”고 했다.
/취재팀
※취재팀 = 정운 차장, 백효은·정선아 기자(인천본사 사회부), 조재현 차장(〃사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