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회 우승 20여회 ‘지역 대표’
도내 공립고 남자팀에 민원 제기
“학부모가 고발… 입시비리” 주장
후임 절차… 체전 등 차질 불가피

경기지역의 한 공립고등학교 남자 배구부 감독이 금품수수 등의 의혹이 있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사직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급작스런 감독의 이 같은 결정에 큰 대회를 앞둔 학생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앞으로 있을 대회 성적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최근 도내 A 고등학교로부터 배구부 감독 B씨가 금품수수 등의 의혹이 있다는 내용의 민원이 학교로 제기됐고 B씨의 사직을 처리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앞서 B 감독은 이달 초 열린 ‘2025 하늘내린인제배 전국중고배구대회’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B 감독은 이달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 A고교에선 이를 처리한 상태로 현재 배구부 감독은 공석이다.
A 고교 측은 금품수수 등과 관련해서 정확한 내용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품수수에 대한 관련자 개별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교육청에 감사를 청구하고 필요한 경우 수사도 의뢰한다는 입장이다.
A 고교 배구부는 다수의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했으며, 전국체전 등 전국대회에서 20여회나 우승을 차지, 경기지역을 대표하는 배구부로 이름을 떨쳐왔다.
상황이 이렇자 A 고교 측은 공석인 배구부 감독을 선임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향후 전국체전 등 아직 많은 대회를 치러야 하는 배구부 학생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 C씨는 “전 청소년 배구팀 감독 및 A 고교 배구부 감독이 졸업생 학부모로부터 고발당해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학 입학과 청소년 대표 선발 등과 관련한 금품수수와 여러 비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문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A 고교 관계자는 “금품수수 등과 관련해서 정확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기 위한) 공개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는 어떤 것이 진실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태”라며 “학교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계속 모니터링하고 부족한 것들이 있다면 컨설팅을 통해 돕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23년에는 수도권의 한 고교 야구부 감독이 후원금을 횡령하고 학부모들로부터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추가로 2천만원 추징 명령을 받기도 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