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천하장사 씨름대회'에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한해 인천지역의 최대 화두였던 '인천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기념해 열리는 데다 역대 최대 상금과 경품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12일부터 14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인천천하장사씨름대회의 총 상금은 2억8천여만원. 모래판을 평정한 천하장사에겐 1억원의 행운이 돌아간다. 예전엔 5천만원이었으나 이번 대회부터 배로 올렸다. 천하장사 대회 사상 처음으로 펼쳐지는 금강·한라 통합장사전 우승자에게도 3천만원의 상금이, 단체전 우승팀에게도 2천만원의 상금이 각각 돌아간다.
　
씨름장을 찾는 씨름팬에게도 역대 최고의 경품이 지급된다. 승용차를 비롯해 TV, 냉장고, 자전거, 쌀 등 3천만원 이상의 각종 경품과 기념품을 추첨을 통해 준다.
　
대회 첫날인 12일에 치러지는 최강단 결정전은 올 정규대회 단체전 성적 3위를 차지한 LG투자증권과 2위에 오른 신창건설이 우선 겨룬 뒤 1위팀인 현대중공업과 맞붙는다.
　
이튿날인 13일엔 금강·한라 통합장사전이 펼쳐진다. 그동안 천하장사대회에선 금강급(90.0㎏ 이하)과 한라급(90.1㎏ 이상~105.0㎏ 이하) 장사들이 빛을 보기 어려웠다. 체중에서 너무 큰 차이를 보여 백두급(105.1㎏ 이상) 장사들을 해볼 수 없었기 때문. 이런 점을 고려해 올해부턴 금강·한라 통합장사전을 따로 마련했다. 한 해 씨름판의 최대 잔치인 천하장사 대회가 말 그대로 모든 장사들의 경연장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마지막 날에 열리는 천하장사전은 백두급 종합성적 1~8위 선수에게 16강 자동 진출권을 부여하고, 나머지 9~16위 선수와 각 팀 추천 선수(16명)는 추첨으로 자리를 배정했다.
　
이번 대회를 주최하는 한국씨름연맹은 1년에 8~9회 정도의 정규대회를 개최한다. 가장 규모가 큰 '천하장사씨름대회'와 '설날장사 씨름대회', '추석장사씨름대회' 등 3대 메이저 대회가 있고, '지역장사대회'도 다섯 차례 정도 갖는다. 또한 지난 달에 열렸던 뉴욕장사씨름대회와 같은 해외대회와 번외 지역장사대회 등도 비정기적으로 연다.
　

◇각종 의식행사
　
천하장사 대회 등 프로씨름대회에서 볼 수 있는 각종 의식행사도 색다른 맛을 준다. '고천문'(告天文)과 '몸본' 등 다소 낯선 의식에 '의식무' 등 3대 행사가 씨름대회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고천문'은 전 대회 장사가 온 천지에 대회의 개막을 알린다는 취지에서 낭독하는 일종의 선언문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보통은 '이 백성들 흙이 되고 물이 되고 불이 되고 바람이 돼 주시는 한 아버님/ 이 자리 이 터전에 다시 뫼시고저 우리가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오늘도 이 백성들 몸에 살이 돋고 피가 돌고 숨결이 고르고 근력이 생기도록 하여 주시오. 개울이 불고 우물이 충충하고 논, 밭, 들에 윤기 흘러 기화요초 만발하게 하여 주시오'란 문구로 낭독한다.
　
'몸본'은 장사들이 윗옷을 벗고 씨름판 주위를 빙둘러서 보여주는 행사다. 한국인만이 갖는 자유스런 몸짓과 사상에서 유출해낸 본질적인 호흡과 자세가 틀을 이루고 있다. 우주오행의 사상에 바탕을 둔 몸짓에는 하늘과 땅을 상징하고 인간을 상징하는 자세가 있고, 천기(天氣)를 받고 땅의 기(氣)를 다지는 동작이 있다. 인간 자신이 우주만물의 중심임을 자연스럽게 깨우친다는 상징적 동작인 셈이다. 이러한 몸짓은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번영을 기원하며 씨름판의 모래터를 정갈히 다지는 동작으로 민족과 국가를 수호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의식무'는 백의 민족을 상징하듯 흰 의상을 차려입은 여자무용수들이 등장, 정결한 몸짓으로 마름질하는 듯한 춤이다. 우주의 두원리인 음(陰)과 양(陽)의 성함을 유도하는 춤으로 음기(陰氣)를 모아 양기(陽氣)를 북돋우고 양기의 기승으로 다산(多産)함을 기원하는 춤을 춘다.
　

◇경기 용구
　
씨름경기하면 떠오르는 게 모래판으로 불리는 씨름장과 샅바다. 이들 기본 용구에도 민족의 철학이 담겨 있다. 씨름장의 원은 태극무늬 원의 상징인 우주를 상징하고, 샅바의 청·홍색은 음양의 대결, 힘(홍색)과 기술(청)등 양 선수의 조화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한다. 씨름장 모래판의 지름은 8m이고, 높이는 70㎝ 이상이다. 모래의 깊이는 25~30㎝ 이내로 한다.
　
샅바는 씨름할 때 사타구니와 허리에 걸어서 손잡이로 사용하는 무명으로 만든 '띠'를 말한다. 샅바의 재질은 모두 '광목'이다.
　
규격은 허벅다리 둘레보다 길이를 20㎝ 크게 고리를 만들어 오른쪽 다리에 걸고, 바는 허리에 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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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년 전인 1983년 제1회 천하장사씨름대회 때부터 샅바색을 청·홍색으로 사용했다. 이전엔 흑·백색으로 샅바의 색깔을 구별했었다고 한다. 청·홍색으로 나눈 것은 단순한 팀구분, 선수구분 및 경기도구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태극문양의 상징적 의미와 일치 시킴으로써 씨름이 우리민족의 고유한 전통 경기라는 것을 드러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