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잔치에 시장은 없었다'.

올 한 해 인천지역 최대 스포츠 행사로 평가된 2003 세라젬배 인천천하장사씨름대회에 인천시의 '얼굴'인 시장이 참석하지 않는 등 행사 전반에 시가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인천시립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이번대회에 총 1만5천여명의 시민이 찾아 모래판의 향연을 즐겼다. 실내체육관이 들어선 이후 스포츠 행사로선 가장 많은 인원이 찾은 것으로 기록됐다. 이런 자리에 당연히 나와야 할 안상수 시장은 특별한 이유없이 불참했다.

방송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되는 행사에 당연히 시장이 나와 인천을 알릴 것으로 시민들은 생각했다. 대회 개막 직전까지도 시장은 행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개막 10여 분을 남겨 놓고 갑자기 행정부시장으로 참석인사가 바뀌었다. 이 때문에 방송사고도 났다. 참석하지도 않은 시장이 자막에 소개된 것이다. 이 때 안 시장의 특별한 일정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안 시장이 정치적 놀음에 휩쓸려 시민의 잔치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인천시와 함께 주최한 한국씨름연맹의 총재인 이호웅 국회의원이 열린 우리당 소속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자리를 피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대회 준비 과정에서도 한국씨름연맹과 시는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인천에 상주하다시피한 한국씨름연맹 관계자들은 “매년 전국을 돌며 9회 정도의 씨름대회를 개최하는데 인천처럼 비협조적인 곳은 보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처럼 시의 행정력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선 각종 스포츠 행사를 유치해 도시 이미지를 높이겠다는 시의 생각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란 지적에 시 관계자들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