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국고보조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는 주요사업들의 국고보조금이 대폭 삭감조정됐기 때문이다. 해마다 국고보조금은 신청액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번엔 예년과 사정이 다르다는 게 인천시의 입장이다.

특히 동북아 국제비즈니스 중심국가 건설 계획을 발표한 정부가 이들 사업의 근간이 되는 주요 사업의 국고보조를 대폭 삭감하는 것은 3개 지역의 경제특구를 가진 인천의 실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무늬만 경제특구지정이지 실제로는 정부의 추진 의사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정말 인천을 동북아의 비즈니스 중심지로 건설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면 이들 주요 사업에 대한 국고 반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는 이에 따라 모든 행정력을 동원, 국고보조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는 인천국제공항 주변 금산IC~남측해안도로간 도로개설 사업비 200억원 중 100억원의 국고보조를 요청했으나 지난해 173억원을 증액 교부한 지원사업에 또 다시 국고를 지원할 수 없다는 건설교통부의 판단으로 기획예산처에 신청조차 되지 않았다.

또 송도지식정보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 사업 역시 150억원 중 60억원의 국고보조를 신청했으나 산업단지지원에 관한 운영지침상 위배된다는 건교부의 판단에 따라 국고배정이 사실상 어려운 처지다.

이와함께 인천도시철도 1호선 송도신도시 연장을 위한 국고보조 신청금 25억원도 신규 지하철 사업에 대한 금지방침에 따라 국비지원을 인정할 수 없다는 기획예산처의 판단으로 전액 삭감돼 단 한푼도 배정받지 못한 상태다.

11억4천800만원의 국비보조금을 신청한 중구 보건소 신축사업은 기획예산처가 자체사업으로 분류해 1차 심의에서 아예 제외됐으며 40억원을 신청한 어업지도선 건조사업 역시 한·중, 한·일 어업협정체결로 해양수산부에 예산이 우선 배정되는 등 단 한푼도 배정받지 못해 사업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총사업비 95억원 중 31억4천만원의 국비보조를 요청한 서운 사이클 경기장 건설사업은 기존 사이클 경기장 매각대금으로 시설을 확보하는 만큼 국고 중복지원은 있을 수 없다는 문화관광부의 판단으로 10억원만 기획예산처에 요구된 상태이나 국고지원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7억1천만원의 국고보조금을 요청한 차이나타운 개발사업은 문광부에서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인정, 기획예산처에 국고보조금을 요구했으나 지역개발사업이라 국비지원이 곤란하다는 기획예산처의 판단으로 5억4천만원으로 지원금이 축소 조정됐다.

백령도 식수원개발사업은 연도별 지원규모의 조정으로 신청액 18억4천900만원보다 6억여원이 준 12억3천200만원만 배정된 상태에 있어 당초 사업의 추진계획을 변경, 추진될 전망이다.

문학산 토양오염 개선사업은 기획예산처의 신규사업에 대한 예산동결방침으로 국고지원을 단 한푼도 배정받지 못했으며 남부광역 생활폐기물 종합처리시설 건설사업은 164억3천500만원의 국고보조를 요청했으나 환경부에서 일부 주민편익시설 축소 조정을 요구하는 등 96억7천500만원으로 국고보조금을 대폭 축소했다.

이밖에 삼산2택지~부천중동대로간 광역도로 건설사업은 광역도로 미지정을 이유로 40억원의 국비보조금이 30억원으로 삭감조정된데 이어 기획예산처에선 아예 배정조차하지 않았으며 100억원을 신청한 강화 제2대교~온수리간(국가지원지방도) 도로건설은 국고지원이 불가하다는 입장으로 기획예산처에 신청도 되지 않았다.

경인운하~대명리간(국가지원지방도) 도로건설도 200억원을 국고보조 신청했으나 중·장기사업이란 이유로 기획예산처에 신청조차 되지 않았고, 도시철도 1호선 건설부채 상환지원금 727억1천900만원은 지하철 무임승차 운임에 대한 국고지원 불가판정 등으로 427억원만 배정받았다.

이같은 국고지원의 삭감을 두고 일각에선 인천 홀대가 재현됐다는 여론도 제기된다. 그래서 인천시는 이들 사업의 재원확보를 위해 일부 공채를 발행, 충당한다는 계획과 함께 지역 국회의원들을 동원, 사업의 경중을 따져 국고지원이 반영되도록 행정력을 모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