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이라는 영화를 기억하시는지.

미국에서 로맨틱 코미디 흥행기록을 갈아치운 「노팅힐」(3일 개봉)은 「네번의__」의 시나리오 작가와 제작자가 참여한 영화여서 그런지 「네번의__」와 유사한 점이 몇있다.

일단 영국남자와 미국여자의 사랑얘기란 점이 그렇다. 「네번의__」처럼 영국남자로는 휴 그랜트가 등장한다. 미국여자역은 줄리아 로버츠로 바꼈다.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나 따뜻한 로맨스를 엮어낸다는 점도 닮았다.

여기다가 영화는 「귀여운 여인」의 상황을 뒤집었다. 휴 그랜트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서점주인이고 줄리아 로버츠는 세계적인 스타라는 설정이다.

이정도면 영화의 전개와 장면들을 대강 머리속에 그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영화가 「네번의__」나 「귀여운__」의 아류작이라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제목 「노팅힐」은 골동품과 벼룩시장으로 유명한 영국 런던의 한 지역. 관광명소로 유명한 이곳을 무대로 영화는 달콤한 로맨스와 웃음을 선사한다.

캐릭터들이 살아있고 지저분한 농담없이 실생활을 소재로 뱉어내는 유머가 특히 돋보인다. 「노팅힐」은 갈등과 고민끝에 여자를 잡기위해 달려가는 남자의 모습이라는 너무 흔한 결말을 제외하고는 흠잡을데 없이 행복한 로맨틱 코미디다.
/金淳基기자·island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