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가 라이스 버로우라는 작가에 의해 지난 36년 탄생한 「타잔」은그동안 모두 47편의 극영화에 출연했다.

실제인물로 착각할 정도로 「타잔」은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영웅중 하나. 월트디즈니는 38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이런 「타잔」(17일 개봉)을 선택했다.

제인을 만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타잔」은 스토리면에서 그리 새로울게 없다. 표류끝에 밀림에 도착한 타잔은 어려서 부모를 잃고 고릴라의 손에 키워진다. 코끼리 고릴라는 타잔의 친구. 표범은 타잔의 적수.

성인이 된 타잔앞에 아름답고 지혜로운 제인이 나타난다. 상대적으로 「타잔」 접촉이 뜸한 요즘 신세대들은 좀 그렇지만 30대 이상 「타잔세대」들에겐 눈 감고도 떠오르는 장면들이다.

그런면에서 「타잔」의 약점은 스토리가 거의 노출돼 있다는 사실이다.타잔과 고릴라 어머니인 칼라의 관계를 부각시키는등 변화를 줬지만 그야말로 「약간」이다.

거기다가 평이하기까지 하다. 동물과 인간사이에서 방황하는 타잔의 정체성 갈등이 쉽게 넘어가고 대립관계도 사냥꾼 클레이튼등 단순한 편이다.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보수적이고 어린이 눈높이를 중시한다는 점을 상기할때 스토리를 문제삼는 것은 「소귀에 경읽기」격일 수도 있다.

월트디즈니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듯 「노출된 스토리」를 「유려한 그림」으로 덧칠했다. 「3차원적 그림」은 부정할 수 없는 「타잔」의 장점이자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중 단연 최고다.

쏟아지는 빗물, 강물의 흔들림등에서부터 원시림을 뚫고 가늘게 쏟아지는 빛까지 그 질감이 실제를 보는 듯 하다. 밀림속을 달리고 나무사이를 날아다니는 타잔의 움직임은 3백60도 좌우자재로 회전하는 카메라속에 웅장하고 역동적으로 포착됐다.

한마디로 2차원 애니메이션을 뛰어넘은 3차원적 입체감, 질감에 저절로 눈이 휘둥그레질법 하다. 팝아티스트 필 콜린스가 주제곡을 불렀고 토니 골드윈, 미니 드라이버, 글렌 클로즈등이 목소리를 연기했다.
/金淳基기자·island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