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때부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와 동거해온 김홍준 수석프로그래머는 자타가 인정하는 「PiFan 문지기」다.

본업인 영화만들기(그는 「장미빛 인생」과 「정글 스토리」를 연출했다)는 잠시 안녕.

상영작품 선택과 섭외, 프로그램등 제3회(PiFan98. 7월 16일-7월 24)의 틀을 촘촘히 짜낸 「문지기」는 보다 많은 볼거리, 얘깃거리를 듬뿍 않고 이제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김홍준 수석프로그래머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제3회를 통해 날개를 활짝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부대행사로 잡음이 심했던 1회, IMF로 대폭 축소됐던 2회뒤에 찾게된 자신감이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

하나는 상영작품에 대한 것이다. 전세계에 최초로 선보이는 공식 상영작을 말하는 「월드 프리미어」가 2편(「베이비」 「숨이 막힐 만한 긴 키스」), 자국내에서는 공개됐으나 해외영화제에서 공식적으로 상영되지 않은 「인터내셔널 프리미어」가 3편, 아시아권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아시안 프리미어」가 7편이나 된다는 사실.

특히 「월드 프리미어」의 경우 국제영화제의 질과 수준을 평가하는 바로미터. 「부천」이 2편을 확보했다는 것은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입증한다.

『상영작중 절반에 가까운 영화가 아시아권에서는 처음 선보인다. 이는 지금까지 다른 영화제의 도움을 받기에 바빴지만 이제부터는 도움을 주는 상황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김홍준 프로그래머는 강조했다.

새로운 영화가 많다는 사실은 관객들에게는 그만큼 기쁨과 흥분. 이런 관객과의 호흡외에 한국영화산업에 대한 기여는 제3회가 내세우는 자신감의 다른 부분이다.

영화제 기간중 5개의 세미나및 워크@이 준비돼 있다. 할리우드 예고편 전문감독의 「예고편 만들기」 세미나, 소니영화사 프로듀서의 「영화기술」 워크@등은 한국영화발전에 일조할 수 있는 행사라는 것이다.

김홍준 프로그래머는 이런 두가지 큰 밑천을 바탕으로 「유럽 정통 판타스틱 영화제에 밀리지 않는 영화제, 알이 꽉찬 영화제」를 제시했다.

『올해는 30개국으로 국적이 다양해졌고, 특히 할리우드 메이저에 가려져 있던 미국 독립영화들이 대거 선보인다. 1,2회때처럼 부천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영화들, 그러면서도 일정 정도의 수준을 갖춘 영화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또 『온가족이 같이하는 분위기를 밑그림으로 하면서 판타스틱 작품들을 강화, 매니아들이 포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金淳基기자·island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