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수원 촌벽 소극장에서 열리는 「소극장 페스티벌」은 충분한 가치와 의미를 담은 행사다. 일단 「소극장 페스티벌」은 「관급행사」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역 문화행사의 현실에서 한발 비껴나 있다.

이런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경기도내 문화행사라는게 대부분 「국제」 「시민」등 거창한 수식어를 달고있지만 「일회적」이고 「외형 부풀리기」에 치중해 왔던게 사실이다.

규모에 치중하다보니 문화행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문화예술인및 관객의 자질 향상, 문화저변 확대, 문화의 연속성 확보등은 곁가지가 돼버렸다.

「소극장 페스티벌」은 거대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런 악습을 탈피했다는데서 가치를 가진다.

이 행사에 참가한 수원 촌벽, 부천 물뫼, 과천군포연합등 3개 극단은 연극행위에 대한 열정하나로 묵묵히 지역을 지켜왔다. 한마디로 「문화 게릴라」에 가까운 연극인들이 모여있는 단체들이다.

이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한 정운봉 수원시연극협회장의 얘기를 들어보자. 『서울 동숭로의 극단들에 비해 결코 뒤쳐지지 않는 극단들이 경기도내에는 많다. 그러나 이들 극단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많지 않다. 어렵게 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난뒤 흩어졌다가 다시 모여 작품을 만들곤 한다』.

그만큼 연극을 할 수 있는 물적토대가 빈약하다는 얘기다. 이번 「소극장 페스티벌」의 총 예산은 경기문화재단이 지원해준 5백만원이 전부.

『당초 성남극단 「동선」이 준비한 「택시 드리벌」도 초청할려고 했다. 하지만 이 극단의 경우 「택시 드리벌」 공연을 마친 이후 배우 스태프들이 흩어져 있는 상태다. 이들을 다시 모아 초청하기에는 예산이 모자랐다』.

이는 경기도 연극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시군마다 적개는 1개에서 많게는 2,3개의 극단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전용소극장이 있는 곳은 성남 부천 수원 3곳에 불과하다.

『이번 행사는 경기도 연극계가 처한 현실을 돌파해보자는 의미도 갖고 있다.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작품을 비교해보고 이를 통해 발전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번 「소극장 페스티벌」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극장 살리기」 운동과도 무관하지 않다. 정부는 소극장 단체들이 무너진다는 것은 곧 문화저변이 붕괴됨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경기도내에서는 처음 열리는 이번 「소극장 페스티벌」은 더욱 소중하다.

『내년에는 좀 더 많은 팀들이 참가한가운데 좀 더 좋은 공간에서 「소극장 페스티벌」을 마련해 보겠다』.
/金淳基기자·island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