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인청(才人廳)은 말 그대로 민속예술활동에 관련된 예인(藝人)들을 행정적으로 관장하던 조선말기때의 지방관청이다. 재인청에서는 궁중무와 민속무 등 전통무용뿐 아니라 국악기,판소리,땅재주,줄타기 등 전문예인으로서의 교육을 엄격하게 시켰는데 과정을 모두 이수하면 무려 3일동안 시가행진을 해줬을 정도로 고된 것이었다고 한다.

재인청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컸던 곳이 수원에 있던 경기재인청이었고 그 마지막 도대방(都大房·우두머리)이 바로 지난 95년 수원에서 작고한 이동안(李東安)선생이다.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79호 발탈의 예능보유자이기도 했던 이동안 선생의 춤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오는 10월 2일 오후 7시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운학 이동안 선생류 춤판」으로 마련되는 무대는 선생에게 직접 전수받은 정경파(도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살풀이」예능보유자), 정주미, 소리꾼 이광수 등 전통 예술인들이 대거 출연해 선생의 주요 춤을 훑어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광수의 「비나리」가 첫판을 열어주면 우리춤연구회(회장·정주미)에서 기본무를 선보이고 전덕수씨의 「신칼대신무」, 정주미씨의 「태평무」가 이어진다. 둘째판에서는 민족음악원예술단(단장·이광수)의 사물놀이 앉은반, 정경파와 전수자들의 「살풀이」, 다시 이광수의 「판굿」, 하용부의 「밀양북춤」이 펼쳐지고 「소고춤」으로 막을 내린다.

이번 춤판에는 또 각별한 뜻이 깃들여 있다. 「이동안선생 전통무용보존회」(가칭)를 설립, 체계적으로 보존·전승하자는 의미와 함께 예인의 쓸쓸했던 죽음을 입증하듯 적막하기만 한 묘소에 작은 비석이라도 하나 세우자고 다짐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공연해설을 맡은 민속학자 심우성씨는 『비석을 세우기 위해 꾸준히 기금을 모으고 있는데 내년에는 작은 비석을 세울 수 있을 것같다』며 『생전의 업적을 후세에 기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강한 바람을 피력했다. 1만원 이상을 기부(국민은행 271_21_0215_232 예금주·조희자)하면 춤비 뒷면에 이름이 새겨진다. (02)502_3120 /柳周善기자·j@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