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길려면 무슨 짓이든 못해! 강우석 감독의 「투캅스」가 경찰의 모습을 회화적으로 표현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면 「경찰서를 털어라」(6일 개봉)는 절도범이 경찰로 둔갑, 시도때도없이 웃음을 쏟게한다. 「코믹하다」는 면에서 「경찰서를 털어라」는 「투캅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보석가게를 털다 동료 디컨의 배신으로 경찰에 @기게된 마일즈는 급한김에 훔친 다이아몬드를 신축중인 건물의 통풍구에 숨긴다. 2년후 출옥한 마일즈는 휘파람을 불며 다이아몬드를 찾으러간다. 그런데 이게 웬일, 완공된 건물이 경찰서로 변해있는게 아닌가! 거기다가 다이몬드가 숨겨진 3층은 강력반 사무실___.

이제 경찰서를 털어야하는 마일즈는 피자배달원등 온갖 꾀를 짜내지만 번번이 물만 먹는다. 호랑이굴로 들어가기 위한 최후의 방법은 경찰이 되는 것. TV시리즈 「캅스」를 통해 경찰의 이모저모를 파악한 마일즈는 문서를 위조, 호랑이가 된다.

이런 상황설정도 재밌지만 경찰이 된 마일즈가 어떻게든 다이몬드를 손에 넣기위해 좌충우돌하는 모습이야말로 유쾌함의 절정. 자신의 절도 경력을 역이용, 최고의 절도전문형사로 둔갑하는 마일즈의 모습을 보고있노라면 배꼽이 아플 정도다.

대담한 절도범을 연기한 마틴 로렌스는 「나쁜 녀석들」에서 윌 스미스와 콤비를 이뤘던 배우. 좀 모자라보이는듯한 표정과 달변의 말솜씨가 묘한 조화를 이루며 박스 오피스를 점령한 그의 연기는 꽤 웃긴다. 영화의 유쾌함에 비해 그 밀도나 스토리의 치밀함은 한참 처지지만 그래도 웃길려면 무슨짓이든 못해!
/金淳基기자·island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