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개봉하는 【본 콜렉터】는 【양들이 침묵】이나 【세븐】같은 사이코 스릴러물을 즐기는 관객이라면 눈길을 줘볼만한 영화. 사이코 스릴러물 특유의 엽기적인 연쇄살인이나 범인과 형사간의 팽팽한 두뇌싸움등이 잘 살아있다.

도시 외곽의 후미진 철로옆에서 사지가 절단된 시체가 발견된다. 연쇄살인범은 시체의 신원을 전혀 알아볼 수 없게 해체한뒤 주변에 볼트, 종이조각등의 단서를 남긴다. 이 단서들은 다음 살인의 장소와 시간등을 예고하는 것이다. 범인이 남겨논 단서들은 법의학 전문형사 라임(덴젤 위성턴)이 퍼즐게임하듯 조립하고 꿰맞춘다. 그런데 그는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침대신세.

대신 라임은 신참 여경관 도나위(안젤리나 졸리)를 내세워 그의 목소리로 살인현장을 목격한다. 다른 스릴러물에서 찾아보기 힘든 라임-도나위간의 이런 특이한 설정은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키려는, 잘 계산된 장치다. 누구보다 먼저 살인현장을 찾아가 라임에게 상황을 얘기하는 도나위의 잔뜩 움추린 시선은 관객의 시선과 바로 일치하고 그만큼 관객은 영화에 빠져들게 된다.

라임과 연쇄살인범의 퍼즐게임도 잘 포장됐다. 라임은 통찰력과 직감및 최첨단 수사기법으로 단서들을 조립하며 범인을 뒤쫓는다. 점점 대담해지는 범인은 채 숨이 끊어지지 않은 희생자를 도나위 앞에다 던져놓는다. 라임과 범인의 간격이 좁혀질수록 관객들의 숨결도 더 가빠질 수밖에 없는 일.

라임이 누워있는 방은 밝고 화사한 반면 살인현장은 옛 도살장등 은밀하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으로 설정한 부분도 잘 계산된 장치중 하나다.

이런 【본 콜렉터】는 【양들의 침묵】이나 【세븐】 못지않게 잘 짜여진 싸이코 스릴러물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허술한 결론때문에 두 편처럼 수작대열에 합류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두편은 끝까지 인간의 이중적인 야수성을 팽팽하게 붙들어맸다. 이에비해 라임에 대한 복수심이 연쇄살인의 동기로 제시되는 【본 콜렉터】의 갈무리는 긴장감을 일순간에 무너트릴만큼 평이하고 안이하다. 감독은 【긴급명령】【패트리어트 게임】의 필립 노이스.
/金淳基·island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