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동구 박판순 보건소장(42)은 공무원들 사이에서 '팔방미인'으로 통한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여성공무원 인형극단을 만들었으며 시 공무원 외국어 역할극 경연대회 일어부문 최우수상, 시 공무원 논문발표 대회 입상, 스포츠 장내 아나운서 등의 예사롭지 않은 이력은 물론 시부모와 시고모까지 모시고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의사출신 특채 보건소장이 늘고 있는 추세에 비춰볼 때 9급에서 시작해 보건소장직(5급)에까지 오른 박 소장의 면면은 여성 공무원들은 물론 남성 공무원들에게도 '교과서적 공무원상'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박 소장이 인형극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식생활 개선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98년. 식생활 개선운동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교육방법의 하나로 '어린이 인형극'을 생각해 낸 것이다.
 98년부터 1년간 '착한 어린이가 될래요' 등 5편의 인형극을 기획, 유치원·초등학교에서 50회 이상 공연했고 1만여명의 관람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 덕에 시 선정 '신지식인상'을 수상했으며 일본 이이다(飯田)市로부터 국제 인형극페스티벌에 초청받아 '사랑은 지구를 구해요'로 갈채를 받았다. 당시 감명을 받은 일본의 한 극단 대표 부부가 오는 4월 한국을 방문, 인형극의 모태가 된 우리 전통 탈문화를 공부할 예정이다.
 남편(46)도 공무원(시 보건직 5급)으로 있는 박 소장은 또 여든이 가까운 시부모와 시고모, 1남2녀 등 8식구 대가족 살림살이를 무리없이 꾸려나가고 있다. 박 소장은 또 자타가 공인하는 '야구광'. 남동생이 고교시절 야구선수를 하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야구를 접해 공직생활을 시작하기 전 1년여 동안 인천시 남구 숭의동 야구장의 장내 아나운서를 맡기도 했다.
 박 소장은 “시부모를 모시다 보니 보건소를 이용하시는 노인들이 남같지 않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공부하는 마음으로 보건행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丁鎭午기자·schi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