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3일 신당 논의를 둘러싼 갈등으로 중도계 의원 일부가 탈당할 움
직임을 보이고 있어 심각한 분당(分黨)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12월 대선과
관련, 당과 선대위를 2원화해 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이날 오전 회동에서
“일상적인 당무와 국회운영은 당이 계속 맡고 선거에 관한 업무는 선대위
가 맡는 (2원화)방식으로 대선을 치르기로 합의했다”고 이낙연(李洛淵) 대
변인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한 대표는 선대위원장직을 고사했고, 노 후보도 이를 수용했
다.

당과 선대위 2원화는 역대 대선에서 통상 선대위가 당 조직을 흡수했던 전
례를 벗어난 이례적인 결정으로, 향후 선거전이 본격화될 경우 당과 선대
위 조직간에 불협화음과 갈등이 빚어질 소지를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
다.

특히 노 후보가 한 대표의 선대위원장 고사를 별다른 진통없이 수용했다는
점에서 두사람간 이상기류설도 나오고 있으며, 선대위 인선 과정부터 당 조
직과의 융화문제 등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당내에선 탈DJ 문제를 둘러싼 노 후보와 한 대표간 갈등이 한 대표의 선대
위원장 고사 결정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 대표는 조찬회동에서 “국민의 정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할 일이 많다”며 “예산안 통과가 대단히 중요하며 그런 일에 열중해서 대
통령을 도와드리고 싶다”고 말해 탈DJ 기류와는 다른 시각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김원길(金元吉) 박상규(朴尙奎) 의원 등 통합신당 추진을 위
한 중도계 일부 의원의 탈당 검토를 둘러싼 진통도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중도계 의원들을 규합해 탈당한 후 정몽준(鄭夢準) 의원과 자민련
등 제정파가 두루 참여하는 통합신당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중부권
의원들을 대상으로 설득작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들로 부터 의사를 타진받은 수도권 의원들이 대부분 취지에는 공
감하면서도 탈당에는 반대하고 있어 실제 세규합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
다.

특히 한화갑 대표 등 당 지도부도 적극 나서 대상의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규 의원도 “노무현당으론 안된다고 보는 사람이 70% 이상은 될 것이
나 사실상 탈당은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원길 곽치영 의원 등 일부는 빠르면 추석전 탈당 결행을 시사하
고 있어 이들이 실제 탈당할 경우 신당논의를 둘러싼 내홍이 증폭될 가능성
도 배제할 수 없다.

곽치영 의원은 “다수의 침묵하고 은인자중하던 사람들이 나가서 교섭단체
를 만들기로 했다”며 “추석전에는 (탈당을) 해야 하며, 그럴 가능성이 있
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