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을 지낸 전용학 의원의 탈당을 접한 민주당은 '충격'과 '당혹감'에 휩싸였다. 일각에서는 “집권가능성을 잃은 정당에서 먼저 돌을 던질 수 있나”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향후 민주당 의원들은 개별탈당을 통해 한나라당, 정몽준 신당(가칭·국민통합21), 이한동 신당 등 제 3, 4의 정당에 몸을 의탁하겠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경기 인천 서울 충청 등 중부권 지역 현역의원들의 동요현상이 심각하다. 더욱이 최근 노무현 후보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한화갑 대표가 14일 한 주간지와 인터뷰를 통해 11월 초에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해 노무현 후보와 갈라질 뜻을 시사해 정계재편의 핵의 역할을 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전 의원의 탈당소식을 접한 관측통의 눈길은 당장 경기·인천권 의원들에게로 쏠렸다. 이들은 특정정당의 지역색과 무관하고 보수성향이 짙은 도농지역, 혹은 충청지역과 인접해 운신의 폭이 자유스럽다는 이유에서다. '레인보우 21'이란 친목모임을 만들어 정치적 행보를 맞춰오던 남부권 남궁석(용인 갑), 이희규(이천), 원유철(평택갑), 정장선(평택을), 김윤식(용인을)의원 등은 자신들의 지역정서와 다른 노 후보의 급진개혁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

이들은 통합신당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한나라당행이 유력할 것이란 게 당 안팎 관측통들의 견해다. 이근진(고양덕양을)의원의 가세도 점쳐진다.

박상규(인천부평갑), 강성구(오산화성), 박병윤(시흥)의원 등은 성향상 이한동 의원과 가깝다. 문희상(의정부), 배기선(부천원미을), 조한천(인천서강화갑), 조성준(성남중원)의원 등은 한화갑 대표와 정치적 명운을 같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동선(부천원미갑)의원이 고문직을 맡고 있는 국민통합21에는 최선영(부천오정구), 박종우(김포), 이윤수(성남수정)의원 등이 합류할 것으로 전망되나 아직 속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 곽치영(고양덕양갑)의원은 선거법에 걸려 있어 운신의 폭이 넓지 않아 정중동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호웅(인천남동을), 천정배(안산을), 이종걸(안양만안)의원 등은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쪽이다. 김덕배(고양일산을), 김영환(안산갑), 최용규(인천부평을)의원 등은 현재의 구도가 계속되는 한 거취표명을 미룰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낙선한 민주당 후보(기초단체장과 도의원)들도 국민통합 21측에 무게중심을 두고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중 전직단체장인 K, Y, P, B씨 등은 개별입당을 제의받고 지구당 창당을 준비중인 것으로 포착되고 있다. 또 S, L, B, 또 다른 L씨 등 현직단체장과 단체장 후보들은 일괄 입당을 추진하고 있다.

결국 민주당 빅뱅의 마지막 변수는 한 대표의 선택에 달렸다. 10월 말까지 노 후보의 지지도가 20%대로 상승하지 않는 한, 한 대표와 노 후보의 결별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한화갑계는 현역만 30여명, 11월 이후 변화될 전남권 의원들까지 합산한다면 50여명에 이른다. 한 대표는 이들 세력군을 끌고 신당을 차려 이한동 의원을 밀거나 정몽준 의원측과 빅딜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때까지 이한동 의원의 지지도가 10%대를 넘어서야 하며, 정몽준 의원 또한 현재의 지지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