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마감하고 내년을 준비해야 하는 문턱에서 '아주 특별한 사진전'이 경기·인천지역에서 각각 열린다. 변화(變化)의 무게를 느끼게 하는 두 사진전은 나락의 무기력함 보다는 모두 희망을 담아내고 있다.

#사진의 힘展

디지털 시대의 등장은 각 예술 장르에 몸담고 있는 작가들에게 쇠뭉치와 같은 충격을 안겨 주었다. 편리하지만 복잡다단한 디지털 문화를 체득하지 못하는 원로 작가들은 아날로그 시대의 기법과 화법 등을 고집하고 있고, 젊은 작가들은 디지털 세대들의 호응을 받으며 창작 활동의 나래를 펴고 있다. 그 중간에 '낀' 세대들은 익혀 온 아날로그 방식과 새롭게 등장해 대세를 이루고 있는 디지털 방식 사이에서 방황의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사진작가협회 평택시지부와 '사진의 힘' 운영위원회가 주최해 오는 11일부터 31일까지 서해안시대의 주역으로 성장하는 평택항 인근에 위치한 '평택호예술관'에서 여는 '사진의 힘'展은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을 아우르고 사진예술의 방향을 제시하는 전시다. 그래서 전시의 부제도 '사진, 그 경계에서'다. 전시에는 아날로그 사진작가와 디지털 사진작가, 낀 세대 사진작가 등 국내 정상의 사진작가 10명과 일본 최정상 광고사진가 후지이 히데키와 후지이 요리코 등 2명이 참여해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아날로그 사진작가로 참여하는 황규태는 전통방식에 우주관을 도입한 메이킹 포토를 선보이고, 디지털 시대가 등장하기 전 현대사진의 선두주자로 불리운 구본창은 인간의 신체를 부분 촬영한 뒤 바느질해 하나의 작품으로 재창출한 작품을 전시한다.
 
또 디지털 사진작가로 참여하는 최재경은 디지털 합성으로 가상 현실세계를 표현한 작품을 디지털 파노라마 사진으로 새로운 감각의 사진을 만들어 내 작품을 각각 전시하고, 낀 세대 사진작가로 참여하는 이수연은 흑백 재래시장 풍경에 부분 채색을 시도한 작품을, 윤상섭은 표면 질감의 변화를 통해 사진의 한계를 극복한 작품을 각각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카메라의 역사도 알아보는 부대 전시가 마련돼 있다. 한국 카메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오래되고 희귀한 카메라 150여대를 선보이는 '클래식 카메라 특별전'이 열린다. 또 개막일인 11일 오후 4시에는 한국사진작가협회 경기도협의회(회장·이수연)의 창립 10주년 행사도 마련된다. 031)659-5065. /유재명기자·yjm@kyeongin.com
 
#인천의 어제와 오늘 사진展
 
인천의 과거와 현재, 그 발자취를 돌아보는 사진전이 인천 연수구청 갤러리에서 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인천 화도진도서관이 사진작가 최용백(41)씨와 공동으로 여는 이번 사진전은 100년 전과 현재의 인천을 만나는 시간여행이다. 특히 이번 사진전에서는 서울의 관문으로서 근대사의 개항지였던 인천, 그리고 매립을 발판으로 산업도시로 태어난 인천이 21세기에는 동북아의 중추적인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하늘로, 바다로 힘차게 비상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1883년 일본에 의해 강제 개항된 제물포항을 중심으로 세계열강에 의해 변화된 인천의 모습과 자유공원 일대에 남아 있는 그 당시의 근대 건축물들이 사진속에 담겨 소개된다.
 
이 밖에 강화도의 광성보, 초지진과 덕진진 등 열강의 침탈에 치열하게 항거한 국방유적지와 주안 수출산업공단과 번화가의 옛 모습을 담은 염전사진, 항공 촬영을 한 부평미군 기지 등의 사진은 어제와 오늘의 변화상을 담아내고 있다.
 
매립을 통해 바뀌는 인천의 지형도와 260만이 사는 거대도시로 성장한 인천의 모습과 발자취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이번 사진전을 주관한 연수문화원은 기대하고 있다. 최용백 작가는 '개항과 매립의 역사'로 요약할 수 있는 인천에 관심을 갖고 생태, 문화재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작품활동을 해 왔다. 032)821-6229. /이우성 ws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