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무소속 정몽준 의원 등 대선주자들은 20일 청와대측의 다자회동 추진에 대해 형식문제를 놓고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이회창 후보측은 김대중 대통령과 제1당의 후보인 이 후보간 1대1 회담을 주문하면서 청와대가 추진하는 대통령과 후보간 다자면담 형식에 일단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반면 다른 대선 주자들은 적극 찬성했다.

◇이회창

남경필 대변인은 “국민은 국정 최고책임자인 김 대통령과 원내 제1당 대통령 후보인 이 후보간 면담을 원하고 있다”며 청와대가 추진하는 '6자 면담'에 일단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전날 TV토론에서 이 후보가 밝힌 입장은 김 대통령이 이 후보와 만난 뒤 다른 후보들과 별도로 만나는 것에 대해선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

남 대변인은 그러나 “대통령 출국전인 23일 면담을 갖는다는 데 잠정 동의했을 뿐 형식에 대해선 6자면담이 될지, 단독면담이 될지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말해 6자면담을 정면 거부하지도 않았다.

이 후보는 면담이 성사될 경우 북한 핵개발은 절대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거나 핵사찰을 거부할 경우 대북 햇볕정책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는 점과 함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초당적 협력기구와 정보공유시스템 구축 등을 제안할 방침이다.

◇노무현

다자회동에 대해 “당초 노 후보가 제안한 다자회담을 수용한 것”이라며 환영했다.

이낙연 선대위 대변인은 그러나 한나라당 이 후보가 KBS토론에서 다자회담을 수용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청와대 발표 직후 다자회담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하자 “이 후보는 한나라당의 대표가 아니며 대통령 후보는 이 후보만이 아니다”면서 “단독회담은 선거를 의식한 정략”이라고 비난했다.

노 후보는 다자회담이 성사되면 북핵 문제에 대해 한·미·일 공조 강화와 중·러를 통한 북한 설득 요청, 국론통일 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준

다자면담을 적극 환영하면서 앞으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선 초당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주장했다.

특히 면담의 형식보다 면담성사 자체와 논의내용이 중요하다며 한나라당 이 후보의 수용을 촉구했다.

'국민통합 21' 관계자는 “앞으로도 남북한 문제 등과 같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선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청와대 면담이 이뤄질 경우 우리 정부가 미국과 공조, 북한 핵개발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북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해명을 요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또 북한 핵문제를 대선용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고 참석자들에게 제안할 생각이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권 후보측은 청와대 다자회담을 적극 환영하면서 한나라당의 부정적 입장에 대해 '정략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한동=이 전 총리는 청와대 회동에 참석할 경우 북핵에 대한 진상규명과 초당적 대처의 중요성을 피력할 계획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