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시작한 공공근로사업 역시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진행되면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생산성이 없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사업 선정으로 공공근로에 참여한 근로자들이 하는 일 없이 허송세월을 보내는 가 하면 자치단체는 마땅한 사업을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15일 인천지역 10개 구·군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올해 1단계 공공근로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나 대부분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형식적으로 진행되면서 곳곳에서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중구의 경우 영종도에 꽃길을 조성한다는 계획에 따라 30명의 공공근로자를 투입했으나 강추위 때문에 꽃을 심지 못하고 쓰레기줍기 작업으로 대신하고 있다.

또 방학중인 데도 학교급식을 지원한다며 8명을 관내 초등학교에 내보냈다가 하는 수 없이 텅 빈 학교의 청소를 맡기고 있다.

연수구도 85명의 인원을 9개 동에 투입, 생활보호대상자 집 도배일을 선정했으나 아직 벽지, 풀 등 도배에 필요한 자재를 확보하지 못해 몇일째 길거리 청소에 나서고 있는 형편이다.

마땅한 사업을 찾지 못해 지난해 지적을 받았던 사업에 다시 공공근로자를 투입, 비난을 사는 사례도 있다.

계양구는 올해 64억여원의 예산을 확보, 현재 4백45명을 공공근로사업에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 잡음이 일었던 거리청소 등을 배제한 채 사업을 선정하다 보니 예산에 비해 인원이 크게 부족한 실정.

구 관계자는 『매일 1천여명의 근로자를 투입해야 책정된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데 마땅한 사업을 찾지 못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일이 힘들다는 이유로 중도포기하는 공공근로자들로 크게 늘고 있다.

서구는 수도권매립지 입구의 재활용품 선별 사업장에 지난 11일부터 1백명의 공공근로자를 투입했으나 근무 및 교통여건이 나쁘다는 이유로 이미 30여명이 중도포기한 상태. 서구는 공공근로사업에 따른 잡음을 해소하기 위해 작업강도를 높였으나 시작한 지 3일만에 98명이나 중도에 그만두었다.

구 관계자는 『정부가 공공근로사업을 대폭 축소한다고 발표했다가 최근 다시 확대하다 보니 공공사업 선정 등 준비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자치단체마다 마땅한 사업꺼리를 찾지 못해 배정된 예산을 어떻게 집행해야 할 지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X社會部·JUNh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