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내 도로표지판들이 엉망이다. 있지도 않은 명칭을 표지판에 써 넣는가 하면 방향표시를 올바로 하지 않아 운전자들에게 골탕을 먹이고 있는 것이다.

6개월전 인천으로 이사 온 주부 朴미희씨(38·연수구 연수2동)는 차를 몰고 남동공단을 지나면서 「남동역」이란 이정표를 보았다. 朴씨는 당연히 근처에 역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전 서울에서 놀러 온 친구를 남동역까지 바래다 주기 위해 연수경찰서 사거리에서 舊 인천운전면허시험장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가 낭패를 당했다. 남동역이란 이정표를 보고 30분 이상 헤매도 찾을 수 없었기 때문.

그는 결국 차를 세우고 행인에게 『남동역이 어디 쯤 있느냐』고 물었다가 망신만 당했다. 행인이 『아직 생기지도 않은 역은 왜 찾느냐』며 이상하게 쳐다보더라는 것.

인천지방경찰청이 수인전철 남동역이 개통되기도 전에 도로표지판에 미리 남동역을 써 넣는 바람에 이처럼 많은 시민들이 골탕을 먹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남동공단내에 남동역을 표시한 이정표는 10여개.

송도에서 남동공단으로 진입하는 운전자는 83블럭 13롯트 신성냉동냉장 사거리 1백m 전방에서 남동역이란 좌회전 이정표를 볼 수 있다. 또 인천항으로 향하는 58블럭과 남동구 논현동쪽 69~70블럭 사거리에서도 남동역이란 이정표가 표지판 아래 원거리로 표시돼 있다.

김포공항에서 공항 뒷길을 통해 계양구 계산동으로 진입하는 도로표지판도 잘못됐다. 이 도로에선 1~1.5㎞간격으로 세운 행정구역 표지판 때문에 운전자들이 불법 U_턴을 하면서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등 골탕을 먹기 일쑤다.

이 도로에 진입하면 먼저 「인천시」 표지판이 보이고 다시 「서울특별시」 「경기도 부천시」 표지판이 잇따라 나타난다. 그러나 도와 시를 경계하는 이들 표지판 때문에 초행길 운전자들은 대개 부천시가 인천 아래에 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 곳에선 차를 세우고 길을 물으며 헤매는 운전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일부 운전자들은 불법 U_턴을 하는 바람에 사고위험을 낳기도 한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인천에서 오래 살지 않은 시민들이나 외지인들이 이정표만 보고 운전을 하다 불편을 겪었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며 『실태를 파악해 잘못된 표지판들을 고쳐 나가겠다』고 말했다.<社會部·junh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