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이 일을 하지 않는다. 도대체 책임감이나 「공복의식」이 없다는 지적이다.

29일 오전 밤사이 내린 눈으로 인천지역 곳곳에서 교통대란이 벌어졌으나 상당수 공무원들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든 말든 뒷짐만 지고 있었다.

이날 오전까지 중부지역에 내린 12㎝ 가량의 폭설은 영하 6도로 뚝 떨어진 기온 탓에 곳곳의 도로를 빙판으로 만들었다. 이로 인해 여기저기서 차량접촉 사고가 잇따르기도 했다.

그러나 제설작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인천시를 비롯 남구·연수구·남동구 등 각 구는 출근시간대가 지나서야 뒤늦게 제설작업을 벌여 시민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았다.

더욱이 시에 제설작업을 요청했던 일부 시민들은 안일한 시직원들의 태도를 맹비난했다. 출근시간대가 지나도록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시에 전화를 걸었다는 D운수 택시운전사 金모씨(42·남구 주안동)는 『제설작업을 왜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가 시직원한테 핀잔만 들었다고 한다. 『요즘 공무원들이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에 왜 힘든 일까지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날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던 시민들은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무더기 지각사태를 빚기도 했다. 시측은 대설주의보가 내린 오전 2시부터 9시까지 시내 고가차도와 취약지역에 6차례에 걸쳐 제설작업을 벌였다고 밝혔으나 극히 일부 구간에서만 제설작업을 실시했으며 정작 출근시간대인 7시 이후엔 제설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구·동구·서구·남구·부평구 등에선 뒤늦게 시에 염화칼슘 지원을 요청해 제설작업을 벌였으나 연수구·남동구·계양구에선 아예 염화칼슘 지원요청도 하지 않고 시민들의 불편을 방치, 비난을 받았다. 빙판길로 인해 연수구 도로 곳곳에선 언덕을 오르지 못한 차량들로 인해 오전 10시가 넘도록 극심한 정체 현상을 보였다.

시민 車종현씨(33·연수구 선학동)는 『연수3동 주공아파트에서 영남스포렉스로 올라가는 언덕에서 차가 미끄러져 혼났다』며 『구청측의 무성의와 무책임에 울화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남구 관교동에서 중구 항동으로 출근하던 회사원 李현수씨(36·관교동)도 『차량통행량이 많은 용일사거리 일대에 제설작업을 하지 않는 바람에 도로 한복판에서 차가 멈춰 무진 애를 먹었다』며 『도대체 주민세금으로 일하는 공무원들의 자세가 이래서야 되겠냐』고 따졌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28일 오후 11시 30분부터 눈이 내려 비상근무에 들어갔으나 워낙 눈이 많이 내려 제설작업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 같다』고 변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