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에 과연 무엇이 묻혀 있을까?』
지난달 25일 부평구 부평동 299 구 「80정비대」 철거과정에서 발견된 지하터널(본보 1월 26일자 15면 보도)에 대해 주민들의 궁금증이 날로 더해가고 있다.
이 지역이 일제시대때 조병창이었던 만큼 뭔가 「대단한 물건」들이 묻혀 있지 않겠느냐는 호기심에서다.
그러나 군부대 철거과정에서 나온 건축폐기물 잔해를 완전히 치워야만 지하터널에 대한 본격적인 탐사를 벌일 수 있어 「묻혀진 역사」를 확인하기엔 상당한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부평구는 『80정비대 부지를 부평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군시설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폭 1.5m, 높이 1.2m, 길이 약 2㎞의 지하터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지하터널 내벽은 점토벽돌로 쌓아 올렸고 외벽을 콘크리트로 덮어 마치 요새를 방불케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이터널엔 지하수가 가득 차 있어 접근하기 어려운 상태. 구는 지난 26일부터 터널내 지하수를 완전히 퍼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작업을 벌였으나 아직 별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내부구조를 잘 모르기 때문에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구는 이에 따라 지상의 건축 폐기물을 처리하고 지하구조물 철거작업을 본격적으로 벌여야 「지하터널」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이 지역에서 살았던 주민들의 얘기와 사료를 종합해 보면 「잊혀진 역사」가 드러난다.
일단 60_70대 주민들은 일제시대 이 곳은 국내 최대의 「조병창」이었다고 말한다. 그 규모가 현재 동아아파트와 미군부대, 80정비대 일대에 이를 만큼 컸으며 중국진출을 위한 무기조달기지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현재 미군부대 앞을 통과하는 철도 역시 만주로 무기를 실어 나르던 흔적이라고 한다.
이 조병창은 1937년 중·일 전쟁을 일으킨 일제가 우리나라를 대륙병참 기지화하기 위해 만든 뒤 엄청난 양의 무기를 제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총과 탄약은 물론 수류탄, 경차량, 잠수정 까지 제작했으며 함흥과 평양, 신의주 등지에 조합형태로 하청업체를 두기도 했다.
무기의 연간생산능력은 소총 4천정, 총검 2만정, 소총탄환 70만발, 포탄 3만발 등이었으며 전쟁이 한창이던 1942년 무렵에는 무기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던 선반만 6천5백대에 달했다고 한다.
이곳에서 무기를 생산하던 업체는 지금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미쓰비시(三菱)중공업.
현재 부평 1,2,3동이 당시 미쓰비시 직원들의 거주지였다고 주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지금도 일부 주민들이 이곳을 「삼능」으로 부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같은 정황을 고려할 때 이 지하터널은 군사시설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지하터널이 발견된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 사이에는 『금괴가 묻혀 있다』 『군수품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은을 캐서 묻었다』등의 추측이 무성하다.
결국 지하터널 발견을 계기로 「잊혀진 역사」가 새삼 우리의 의식을 일깨우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
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지하터널 용도에 대한 판단은 이르다』며 『일단 지하터널의 물을 다 빼고 들어가 봐야 그 실체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李喜東기자·dhlee@kyeongin.com>李喜東기자·dhlee@kyeongin.com>
부평구 지하터널 관심집중
입력 1999-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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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2-0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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