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더 외롭다.

IMF사태의 최대 「희생양」인 실직노숙자, 한순간의 범죄로 전과자가 된 출소자, 복지시설의 고아와 노인들은 온정의 손길이 뚝 끊어진 상태서 쓸쓸한 명절을 맞고 있다.

요즘엔 정성이 담긴 물품이나 성금을 찾아 보기 힘들고 간간이 방문하는 자원봉사자들만이 위안을 줄 뿐이다.

계양구 계산2동 「인천 내일을 여는 집」에선 실직노숙자 33명이 고향에 가지 못하는 신세를 한탄하고 있다.

여성노숙자 13명이 포함된 이들은 경제불황으로 졸지에 가정을 잃은 처지가 한스러울 뿐이다. 그렇지만 외부의 도움은 거의 없다.

「내일을 여는 집」측은 『11일 계양구청 공무원들이 거둔 쌀로 떡을 빚어 보내 떡국정도는 먹을 수 있게 됐다』며 『어려운 재정형편에 실직자들을 도울 수 없어 발만 구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외에 주안4동 주사랑교회, 용현동 산돌교회 , 동구 내일을 여는 집에서 각각 숙식을 해결중인 1백여명의 노숙자들의 처지도 비슷하다.

「내일을 여는 집」 李준모목사(35)는 『노숙자들의 사정을 감안해 설날인 16일 동구내 내일을 여는 집서 합동차례를 올린 후 윷놀이와 발씨름, 장기자랑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과자라는 낙인때문에 취업도 힘든 갱생보호인들은 더 쓸쓸하다. 28명의 갱생인이 수용중인 서구 심곡동 한국갱생보호공단 인천지부에도 종교단체서 예배를 봐주는 것외는 독지가의 발길이 거의 끊겼다.

특히 범죄예방위원들의 대부분이 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인들이어서 돌봐 줄 여력이 없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지부관계자는 말했다.

고아와 장애인, 노인 등 1백30명을 수용하고 있는 무의탁공동체시설 계양구 병방동 「즐거운 집」은 그나마 자주 찾는 봉사활동자들이 고마울 뿐이다.

「즐거운 집」의 金윤정씨(여·27)는 『지난해 추석때부터 선물을 갖고 찾는 이들이 부쩍 줄었다』며 『대신 환자목욕이나 청소, 설겆이 등을 해주는 봉사자는 늘었다』고 전했다.

무의탁노인시설 3곳을 갖춘 연수구 동춘1동 「영락원」 관계자는 『행정기관의 간헐적인 도움외에 개인독지가는 찾기 힘들다』며 사회의 온정을 아쉬워했다.
<李旻鍾기자·minj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