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가 추진하는 각종 사업중 상당수가 계획만 세웠다가 흐지부지되는 등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사업성과 지역여건 등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가 지난해 동인천역 부근 주차난 해결을 위해 추진한 인천원예협동조합 부지내 복합건물신축계획의 경우 주민들과의 입장 차이로 1년이 지나도록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구는 지난해 초 31억4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용동 9의 5 일대 3천1백43㎡ 부지에 1백30면의 주차장을 갖춘 건물을 신축키로 하고 9월에 토지매입계약(29억4천여만원)을 체결한 뒤 등기이전을 마쳤다.

그러나 동인천역 상인 및 주민연합회측이 이곳 복합건물 1층에 재래시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주차장만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해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또 지난 97년 「사계절 관광지화 사업」의 하나로 추진한 영종도 백운산과 무의도 효룡곡산 등산로, 용유 앞바다 및 내수면 낚시터 개발도 형식적으로 계획만 세웠다가 무산됐다.

왕산과 백운산에 설치키로 했던 팔각정 조성사업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포기한 상태다.

지난 96년말 부터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내경동 패션거리 조성사업」의 사정도 비슷하다.

구는 이곳에 차도포장과 패션가로등을 설치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주변 상황과 지역 상인들의 현실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아 진행을 하지 못했다.

이처럼 계획자체가 무산되는 것 말고도 인천시와 협조체제를 잘 유지하지 못해 지지부진한 사업들도 여럿 있다.

구는 현재 비어 있는 신흥동 舊시립의료원 부지를 구민회관 또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활용하는 계획안을 시에 제시했으나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의료원 건물은 97년 5월 이전 후 아무 용도로도 쓰지 않은 채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 답동 소공원 주차타워건설도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

구의 역점사업중 하나인 화교촌개발도 마찬가지다.

시가 송도신도시에 대규모 화교촌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일방적으로 밝힌 이후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다.

시는 북성동 일대 주거지역의 환경을 개선하면서 19세기말 이후 조성된 청관거리를 복원하는 차원에서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

그러나 구는 선린동 화교촌 개발은 지난해 싱가폴 설명회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투자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이달중 투자유치단을 구성, 중국을 방문해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기로 하는 등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것이다.

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역여건과 현실을 고려하지 않아 무산된 사례도 있지만 일부 사업은 시에서 뚜렷한 방안을 제시하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徐晋豪기자·prov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