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비노(非盧) 중도 세력들의 노무현(盧武鉉) 후보 지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정몽준(鄭夢準) 의원과 민주당 반노, 자민련,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와의 4자연대가 사실상 무산되고 친.반노 진영 사이에서 중립적 입장을 취해왔던 한화갑(韓和甲) 대표측이 ‘조건없는 노 후보 지지’ 입장을 표명하면서 이같은 움직임은 당내 대세로 번지는 추세다.
노 후보가 23일 북핵 논의를 위한 청와대 간담회 직전 한 대표와 40여분간 만난 것도 이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
선대위 발족 이후 은연중 서로 각을 세워왔던 두 사람은 이날 만남에서 당내 문제에 대해 공식적 논의는 없었지만, 함께 힘을 합쳐 나가야 한다는 취지에 서로 공감했다고 임채정(林采正) 정책위의장이 전했다.
그는 이어 “오늘 만남은 정권재창출론과 정치개혁론이라는 당내 두 흐름이 하나로 합쳐졌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정통성을 가진 당내 두 기둥이 화기애애하게 회동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선대위 구성이 이뤄졌다”고 해석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구당(救黨) 연대’ 추진설 보도와 관련, “지금은 후보와 당이 합심해 대선 승리에 총력을 기울일 때이며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면서 “구당연대니 이런 별도의 모임은 생각할 수 없으며 국민에게 분란으로 비쳐질 수 있는 어떤 행동도 해서는 안된다”고 장전형 부대변인을 통해 전하기도 했다.
11월10일까지 노 후보를 지지하되 대세반전을 이루지 못할 경우 다시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조건부 노 후보 지지에 대해 제동을 건 것이다.
한 대표의 측근 의원도 “조건부 지지는 노 후보에게 어떤 도움도 안된다”면서 “노 후보 지지가 상승 추세에 있고 정 후보가 빠지는 추세인 만큼 결국 노 후보로 단일화 될 것이며, 단일화가 안되더라도 노 후보로 끝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한.미포럼에서 노 후보 지지 입장을 이끌어낸 문희상(文喜相) 의원도 “동교동 신구파에서 지금은 당과 후보를 지켜야 하고 탈당을 막아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면서 범동교동 진영내 다수의견 역시 노 후보 지지입장임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무슨 계파라고 할까봐 회의체 구성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당내 의원 50명 이상이 이런 움직임에 참여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동교동계 김옥두(金玉斗) 의원 역시 “당을 지키고 노 후보가 국민경선으로 후보가 됐으니까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노 후보와 비슷한 성향이면서도 선대위 참여를 거부하고 줄곧 후보 단일화를 주장해온 김근태(金槿泰) 의원도 미묘한 스탠스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방송 대담프로그램에 출연, 경선을 통한 후보 단일화 주장을 견지하면서도 “혁명적 정치개혁을 한다고 했으면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정 의원이 먼저 경선을 수용해야 한다”면서 “정 의원은 민주화 투쟁 당시 어디에 있었는지 고백하고 필요하면 자기비판도 해야 한다”며 정 의원의 결단과 자기반성을 촉구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오전 민주당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는 생기가 넘쳤다. 정대철(鄭大哲) 위원장은 “노 후보 지지가 탄력을 받고 있다”며 “그동안 소극적인 동지들이 열심히 일하겠다고 결의했다. 희망이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해찬(李海瓚) 기획본부장은 “정 의원 지지도가 3-6% 포인트 하락하고 있고 노후보의 지지도는 수도권 부산.경남에서 상승기미가 있다”면서 “특히 일반지지도의 선행지수인 고학력자 지지도가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고, 김한길 미디어 본부장도 “당내 갈등이 진정되면서 후보 지지도가 급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연합>
민주 '盧지지' 확산...'후단협' 표류
입력 2002-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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