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드림」을 좇는 중국 조선족들의 행렬이 그치지 않고 있다.

인천부평경찰서가 위장결혼을 통해 국내에 들어 온 중국 조선족과 브로커 등 9명(본보 8일자 12면 보도)을 적발한 사건은 심각한 국내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중국 조선족들에겐 여전히 한국이 큰 돈을 벌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경찰이 「위장결혼」 정보를 입수한 것은 지난해 10월께. 당시 경찰은 남자들이 별다른 목적없이 1개월 이상씩 중국을 오간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5개월동안 추적한 끝에 국내와 중국의 브로커 등을 통해 조선족들의 위장결혼이 성행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공증증서 원본 부실기재 혐의로 구속된 국내 브로커 許모(51), 張모(46)씨는 중국을 오가며 장사를 하는 이른바 「보따리 무역상」이었다.

이들은 지난 95년 3월 중국 흑룡강성 브로커 權모로 부터 조선족들에게 한국 국적을 얻게 해주면 1백만원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았다.

그러자 許씨 등은 이혼후 혼자 살고 있던 黃모씨(36)등 3명에게 조선족 金모씨(25)등과 서류상 결혼을 해주면 5백만원을 주겠다며 위장결혼을 알선했다.

경찰조사결과 위장결혼을 통해 국내에 합법적으로 들어온 조선족 金씨 등은 한국 남자들과 별거하고 일자리를 얻은 후 대부분 1년 지나 이혼한 상태로 밝혀졌다.

이들은 현재 술집과 식당 종업원 등으로 일하며 입국을 위해 쓴 1천5백여만원의 빚을 갚고 있는 중이다.

金씨 등은 한결같이 경찰조사과정에서 『한국에만 가면 큰 돈을 벌 수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왔지만 생활이 너무 어렵다』고 실토했다.

아울러 『이제 다시 중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며 한국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랐다.

수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중국 조선족 위장결혼 일당을 적발하기 까지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다』며 『돈이라면 못할 게 없다는 조선족들의 발상에 놀랐다』고 말했다.
<李喜東기자·dh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