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과 월미도 입구인 중구 북성동과 동구 만석동 일대에선 수시로 역겨운 악취가 풍긴다. 지난 22일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서 친구를 만난 李선아씨(30·주부·서울 마포구 공덕동)는 북성동 인근에서 곡물이 썩는 듯한 악취를 맡았다.

친구를 만나려고 한달에 한두번씩 인천을 찾는다는 李씨는 인천을 『지저분하고 냄새가 나는 도시』라고 꼬집었다.

인천항 일대를 비롯 곳곳의 공단지역에서 툭하면 발생하는 악취에 대해 시민들은 계속 민원을 제기하지만 인천시 대책은 「수박 겉핥기식」이다. 근본 원인을 찾아내 제거하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얘기.

지난 26일에도 정오께 부터 서너시간 동안 북성동 일대에 암모니아 냄새가 진동해 주민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처음엔 가스가 누출되고 있다는 주민들의 신고에 따라 한국가스공사측이 현장점검에 나섰으나 끝내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중구 관계자들은 『수도권매립지에서 날아 온 냄새일 가능성이 높다』며 『해마다 이맘때면 기압이 낮아지면서 악취가 풍기곤 한다』고 말했다. 악취에 무관심한 당국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밀집한 공장에서 뿜어내는 냄새가 기상조건과 맞물려 상승작용을 일으켜 악취소동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지난 97년 6월 29일 자정께 부터 오전 8시까지 암모니아 냄새 비슷한 악취가 인천 곳곳에 퍼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새벽 인천 8개구청 상황실엔 악취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주민들은 메스꺼움과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다른 곳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악취소동이 이렇듯 인천에선 수시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처럼 심각한 데도 환경부와 인천시는 지난 97년 악취소동 당시 발표한 대책을 실현하는 데 미흡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인천의 공단과 택지에 일정거리를 유지하도록 관련법령을 고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동공단에서 1㎞ 정도 떨어진 논현주공아파트엔 1천여가구가 입주했고 주택공사는 또 90여만평 규모의 미니신도시를 논현동에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蘇정애씨(37·남동구 남촌동)는 『툭하면 시내 곳곳에서 불쾌한 악취를 풍기는 인천이 어떻게 국제도시냐』비꼬면서 『근본 원인을 찾아 없애는 당국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車埈昊기자·junh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