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회 의원들의 외국시찰 보고서가 너무 엉터리다. 결국 치밀한 사전준비를 통한 「공부」보다는 「낭비성 관광여행」에 그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인천지역 기초의회 의원들이 잇따라 해외비교시찰을 다녀온 뒤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낙제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보고서 내용이 대부분 여행현지에 대한 일반적인 소개에 그쳐 목적없는 「관광성시찰」이었음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
이같은 지적은 부평구의회 의원들이 지난 3월 15일부터 28일까지 13박 14일 일정으로 호주와 뉴질랜드, 태국, 베트남 등 4개국 시찰을 다녀온 뒤 제출한 「99외국의회비교시찰 결과 보고서」에서도 잘 나타난다.
모두 25쪽 분량으로 작성된 이 보고서에는 호주 버우드시의회 방문과 뉴질랜드 로트루아 의회방문 내용을 제외하곤 여행국에 대한 일반적인 소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소개된 내용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도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는 초보적인 여행정보 수준.
해당국 의회방문 당시 질문도 겨우 현황파악 정도의 수준 낮은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선진제도를 배우는 기회로 활용하기보단 관광여행을 답습했다는 주민들의 비난을 면키 어렵다.
특히 의원들이 호주 버우드시 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정기적인 해외시찰기회가 있는 가?』라고 물었다가 『없다』는 답변을 듣고 망신을 자초하기도 한 내용도 보고서에 실려 있는 실정.
서구의회의 해외시찰보고서 내용은 더욱 한심하다.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2일까지 호주와 뉴질랜드 등을 다녀온 뒤 의원들이 작성한 17쪽 짜리 보고서는 「견학 소감문」수준.
해당국에서 얻은 자료를 그대로 베껴 「의원 해외연수 수행 결과보고」라는 제목으로 여행국의 일반현황을 적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 보고서는 외국시찰에 나선 의원들이 직접 쓴 게 아니라 함께 수행한 의회 사무국 직원들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이에 대해 한 구의원은 『전문 연수전담기관에 맡기지 않고 일반 관광사에 여행일정을 위탁하다 보니 선진지시찰이란 본래 목적은 사라지고 관광위주로 다녀오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그런가 하면 일부 구의회가 주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낭비성 외국여행」을 강행하자 다른 구·군 의회들도 대부분 관광을 위주로 한 외국연수 계획을 세우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인천경실련 金송원 사무차장은 이와 관련, 『의원들의 외국 선진지 견학이 낭비성 시비를 벗어나 제대로 이뤄지려면 앞으로 보고서 내용을 주민들에게 완전히 공개하도록 제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社會部·dhlee@kyeongin.com
區의회 해외시찰 엉터리 보고
입력 1999-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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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5-1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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