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산업의 메카」

부평구 청천 2동(동장 李호태)엔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 (주)대우자동차 본사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동네 전체가 자동차 산업단지로 둘러싸여 있는 만큼 청천 2동의 살림살이는 대우자동차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그 영향력도 매우 크다.

여기에다 이 동네엔 국내를 대표하는 각종 공장들이 밀집해 있어 그야말로 한국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생산기지로 꼽힌다.

대우자동차의 전신은 지난 55년 설립된 신진공업사다.

여기선 당시 유명한 「시발자동차」를 생산했다.

이후 62년 새나라자동차, 66년 신진자동차로 회사명을 바꾼 뒤 일본 도요다 승용차와 합작으로 「코로나 승용차」를 만들었다.

72년 GM코리아, 76년 새한자동차로 바꾸는 등 변신을 거듭하던 끝에 지난 83년 대우가 회사를 인수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청천 2동 199일대 30만평의 대규모 자동차공장 부지에서 1만8천여명의 근로자들이 연 50만대(지난해 기준)의 승용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 동네 인구 4만여명중 30% 가량은 대우직원들이 차지한다.

「대우타운」을 이루고 있는 셈.

동네주변의 각종 음식점과 술집 등도 대부분 대우직원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을 정도다.

그래서 월급날이면 마치 흥청이는 잔치집을 연상케 한다.

대우자동차 이외에도 청천 2동엔 동서식품과 한국샤프, 삼익악기, 진도 등 국내 굴지의 회사들이 한국수출 4공단 지역에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엔 이 동네도 새로운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 94년에는 전남방직이 이전하고 그 자리에 대단위 금호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으며 한국베아링과 동양철관이 있던 곳에는 대우아파트가 지난해 입주했다.

이처럼 청천 2동은 다른 동네보다 외지인의 유입이 유난히 많은 곳이다.

지난 70_80년대엔 돈벌이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이 곳으로 옮겨 와 생활했고, 지금은 「괜찮은」 주거공간으로 인기를 끌면서 주민들이 크게 늘고 있는 상태.

『부평 어느 곳보다 지역정서가 드세다』란 말도 그래서 생겨났을 터이다.

반면 오랫동안 이 동네에서 삶의 터전을 가꾸며 산 토착민들의 활동도 왕성해 그런대로 전통적인 지역정서가 살아 있다.

청천 2동이 안고 있는 문제중 하나는 학교가 절대 부족하다는 점이다.

부평구에서 가장 많은 인구와 가장 넓은 행정 구역을 갖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학교는 지난해 문을 연 마장초등학교와 용미초등학교, 청천중학교 등 겨우 3곳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멀리 다른 동네에 있는 학교를 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들은 앞으로 동네에 각급 학교를 인구규모에 맞게 개교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여러가지 어려운 여건 탓에 지지부진한 상태.

이와함께 동사무소 앞 대로에 자리잡고 있는 속칭 「방석집」으로 불리는 홍등가의 이전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이 곳에선 밤마다 여종업원들이 대로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바람에 청소년교육 및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래전 부터 당국에서 묵인하다시피한 바람에 단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동사무소측은 이처럼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동네를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가꾸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직원들과 자생단체, 통장들간의 유대관계를 다져 동네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자는 취지에서 지난 2월 20일 산행을 함께 갖고 정기적인 모임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행사를 통해 공무원들은 주민불편사항을 피부로 느끼고, 주민들은 행정을 이해함으로써 동네 일을 좀더 원활하게 이끌어 나가는 것이다.

동사무소는 아울러 2층에 런닝머신과 역기 등 10여가지의 기구를 갖춰 놓고 주민들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체력단련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민들로 구성된 「마쟁이 풍물패」를 통해 전통문화 활동을 벌이는 등 주민화합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李호태 동장은 『우리 동네는 대형 공장과 주택들이 어울어져 활기차게 생활하는 곳』이라며 『주민들에게 좀 더 높은 삶의 질을 제공하기 위해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李喜東기자·dh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