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범이 하룻밤 사이에 아파트 3곳을 털어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으나 출동한 경찰이 범인의 인상착의를 확인하고도 놓치는 등 경찰방범망에 구멍이 뚫렸다. 이날 절도사건으로 인해 새벽잠을 설친 주민들은 방범창을 새로 설치하는 등 경찰에 대한 불신과 함께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3일 오전 1시 30분께 인천시 연수구 연수 1동 576 태산아파트 101동 孫모씨(38)집에 20대 절도범이 시정장치가 되지 않은 베란다 창문을 통해 침입, 孫씨 가방안에 넣어 둔 현금 56만원을 털어 달아났다.

이어 절도범은 오전 4시 20분께 같은 동에 사는 李모씨(42)집에 들어가 옷걸이에 걸어 놓은 바지에서 10만원군 수표 1장과 현금 20만원 등 30만원을 훔친 뒤 李씨 부인이 『도둑이야』라고 소리치자 황급히 1층 화단으로 뛰어내려 도망쳤다. 비명소리를 듣고 이 아파트 경비원들이 범인을 뒤쫓았으나 워낙 빨리 달아나는 바람에 잡지 못했다.

특히 李씨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태산아파트 주변을 돌며 수사를 벌이는 사이에도 범인은 20여분 후인 4시 40분께 다시 인근 연수 1동 541 대명아파트 101동 柳모씨(여·69)집 베란다 창문을 통해 침입, 5만원이 들어 있는 가방을 털어 달아났다.

주민들은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경찰이 절도범을 확인하고도 신속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범인을 검거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태산아파트 주민 50여명은 이날 오전 5시께 도둑이 들었다는 소리를 듣고 밖으로 뛰쳐 나가 잠을 설치며 불안해 했다. 사건 후 일부 집에선 방범창을 새로 가는 등 절도를 막기 위한 자구책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 TV에 녹화된 범인의 모습과 추적하는 과정에서 인상착의를 파악해 주변 인물과 목격자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車埈昊기자JUNh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