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호전에도 불구 추석명절을 앞두고 있는 인천지역 공단업체와 근로자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대우사태」로 대부분 협력업체들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국제원유가 인상에 따른 원자재 구입난이 벌써부터 업체들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업체는 경기회복에 따라 주문량이 늘어 추석연휴기간에도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7일 남동공단과 부평공단 업체 등에 따르면 대우사태로 인해 자동차 협력업체들이 밀집한 인천지역 공단에선 활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당국의 지원정책에 힘입어 조금씩 나아지곤 있지만 대우사태 초반에 입은 타격을 만회하긴 역부족인 실정이다.

반면 업종별로 주문물량이 늘어 추석명절도 제대로 쉴 수 없는 업체들도 있는 상태.

대우자동차 협력업체인 남동공단내 삼웅기업(주)는 최근들어 거래 금융기관에서 「대우어음」을 할인해 주고 있어 숨통을 텄지만 할인금리가 1%정도 오른 데다 어음보험 보증료 부담 등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여기에다 국제원유가 인상으로 원자재구입마저 어려워 전체적인 공장분위기가 푹 가라앉아 있다. 趙광석 관리과장(35)은 『가뜩이나 힘든 상태에서 원자재구입난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대우사태가 장기화하는 바람에 추석연휴를 생각할 겨를도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우자동차 협력업체를 비롯한 건설, 목재관련 업체들이 추석명절을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는 반면 반도체와 전자관련 업체 근로자들은 기대감에 들떠 있다.

반도체칩을 연결하는 전기선 생산업체 (주)헤라우스오리엔탈하이텍(남구 학익동)은 전체직원 1백여명에게 추석상여금을 100% 지급키로 결정했다. 이 회사는 3/4분기 들어 수출물량이 30~50% 가량 늘어 추석연휴기간중 이틀 동안 공장을 가동키로 했다. 이 회사 유혁진 주임(30)은 『반도체업종의 호황으로 주문물량이 증가하면서 직원들의 얼굴이 모처럼 밝아졌다』며 『벌써부터 추석연휴가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남동구 고잔동 신애기업(주)에 다니는 林애주씨(30)는 『명절이 다가와도 건설경기가 너무 침체해 일거리가 없는 바람에 회사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이렇게 힘들어도 올해는 참고 이겨내자는 게 직원들의 의지』고 말했다./車埈昊·金鍾斗기자JUNh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