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건설과정에서 공기에 쫓긴 시공업체들이 시공기준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공사를 벌이는 가 하면 감리업체들도 시공업체에 대한 감리·감독을 소홀히 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기준을 위반했다가 재시공한 공사현장은 대부분 제1·2활주로 공사, 여객터미널 고가교량공사, 교통센터 토목공사 및 기초골조공사 부문 등 공항의 핵심시설로 주요 구조물의 토목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8월말 현재까지 시공기준위반으로 적발한 36건중 20건이 부실하게 시공된 것으로 밝혀져 재시공명령을 받았다.

실제로 여객터미널 기초파일작업의 경우 강관파일을 제대로 시공하지 않은 것은 물론, 감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활주로 남측 토목시설의 콘크리트타설 및 지수판관리도 부실해 재시공을 했다.
특히 토목시설공사에 사용된 방수재 「벤토나이트」의 경우 자재선정시험이 부적정한 데다 콘크리트 구조물의 균열대책 검토를 소홀히 했다가 허용치 이상의 균열발생을 초래하기도 했다.

또 지난 5월에 실시한 공항토목시설공사 점검에선 건설현장내 상당수 구조물의 「뒷채움다짐공사」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는 바람에 콘크리트에 심한 균열이 발생, 관련 시공업체와 감리회사들이 무더기로 벌점을 받았다.

지난 6월 한국건설안전기술협회가 벌인 안전점검에서도 철도노반시설 볼트작업과 하단용접작업을 실시하지 않아 강관의 정착판이 분리된 사실을 적발, 재시공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기준을 위반해 기초공사를 하면 준공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의 위험이 그만큼 커진다』며 『시공업체들이 하청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대개 기술이나 경험이 부족한 업체에 공사를 맡기고 있기 때문에 그같은 문제들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시공현장 점검은 감사실, 품질안전팀, 현장설계팀에서 정기 및 비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주요구조물에 대해선 외부전문기관에 점검을 의뢰하고 있다』며 『부실시공을 적발한 뒤 현장시정조치 등 강력한 제제조치를 통해 재발방지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徐晋豪기자·prov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