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시대-4(完),재편되는 유통상권>

『지하철 상권을 잡아라.』

지하철 개통 이후 역 주변 상권변화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권활성화의 핵심은 바로 「편리한 교통」에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천상권은 경인철도를 경계로 남북으로 갈라져 단절되다시피 했다. 그러나 지하철이 개통되면서 길게는 2시간 가량 걸리던 계양_연수구가 40분대로 연결돼 부평·계양, 남동·연수·남구 등 5~6개 상권이 하나로 묶이면서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다.

인천지하철과 경인전철의 환승역인 부평역은 지하철 이용객이 많은 데다 조만간 롯데할인매장 까지 들어설 예정이어서 새로운 유통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E_마트」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남구 관교동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부평·계양구의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요즘 전체 매출을 25% 가량 늘렸다고 한다.

14개 상영관 개장을 앞두고 있는 남동구 구월동 「씨엔씨(See&See)」 복합상가도 지하철역 바로 옆에 위치한 데다 지하에 까르프 매장을 두고 있어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이다.

이밖에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연수구 선학역 주변에 농협의 「하나로클럽」이 들어서고 인근 유통업무지역이 개발되면 또 하나의 대형유통상권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하철과 떨어져 교통이 불편한 백화점과 할인매장들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하며 영업전략을 바꾸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희망백화점은 셔틀버스 노선을 연장하고 고객들에게 전철 승차권을 사은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11월 중순께 외장공사를 끝내면 매장을 고객중심으로 바꾼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대백화점은 이와 함께 지하철역 등지에서 백화점카드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는 한편 셔틀버스도 늘리기로 했다.

단일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동구 송림동 월마트와 계양구 「그랜드마트」도 지하철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곳에 위치한 데다 교통도 불편해 매출에 타격을 입지 않을 까 걱정하고 있는 상태. 특히 월마트의 경우 신세계 「E_마트」측이 중구 신흥동 창고지역에 대형할인매장 신축을 추진하자 중·동구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롯데백화점 부평점측은 역세권 공략보단 기존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천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동인천지하상가, 신포시장 등 중구지역 상권도 지하철상권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곤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김문형주임(33)은 『그동안 인천의 대규모 유통상권이 특정 지역에 편중되어 있는 바람에 경쟁을 그다지 심하게 벌이진 않았다』며 『하지만 지하철 개통을 계기로 지역상권이 재편되면서 업체마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徐晋豪기자·prov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