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지난 97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4백50여㎞의 노후 상수도관 교체공사를 벌이면서 총 연장의 65%가 넘는 3백여㎞의 낡은 관을 땅속에 그대로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지하 노후 관에 남아 있는 각종 폐기물 침출수와 관에서 흘러 나온 녹물이 시내 곳곳의 토양 및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있다.

21일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매설된 지 20년이 지난 노후 상수도관을 대상으로 지난 97년 교체사업을 처음 시작한 이래 올해까지 3년동안 모두 3백49억원의 예산을 들여 총 길이 4백50여㎞의 노후관을 새 것으로 바꾸고 있다. 시 상수도본부는 그러나 지난 97년 사업분 1백96㎞중 68%에 해당하는 1백34㎞, 98년분 1백56㎞중 66.5%인 1백3㎞, 올해 사업분 1백㎞중 70% 가량을 걷어내지 않는 등 모두 3백여㎞의 낡은 관을 땅속에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이처럼 낡은 관을 그대로 땅속에 방치하고 있는 것은 상수관위에 건물 등 지장물이 위치해 사실상 교체가 어렵기 때문.

이같이 노후 상수도관이 지하에 방치되면서 각종 폐기물 침출수와 관에서 흘러 나온 녹물이 인천 곳곳의 토양 및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지하 1m에 묻도록 되어 있는 상수도관을 광범위하게 방치함으로써 전화·전선 등 각종 지하매설물 공사시 장애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지역개발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환경부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전국 노후상수관 교체현황」을 보면 전국에 8천~9천㎞에 달하는 노후상수관이 발생, 자치단체가 매년 1천5백여㎞에 해당하는 노후상수관을 교체하고 있으나 이중 평균 64%에 해당하는 9백16㎞ 가량을 땅속에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매설된 지 20년이 지난 상수관을 매년 교체하고 있으나 상수관 위에 건물 등 지장물이 위치하고 있어 30% 정도만 철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환경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노후상수관에 각종 이물질이 쌓여 있어 교체사업을 벌이고 있는 데도 이를 땅속에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처사』라며 『환경오염 방지 및 원활한 지하매설물 공사를 위해 노후관을 하루빨리 회수,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李榮宰·宋炳援기자·young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