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반노(反盧)세력 중심의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가 원내교섭단체 구성의 집단탈당 시한으로 설정한 이달말이 다가왔으나 막상 시한내 집단탈당을 결행할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여전히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명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탈당계를 작성한 의원 가운데 2, 3명이 번의했다는 말까지 나오는 등 오히려 응집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무엇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정몽준 의원의 지지도가 하락추세를 보이는 데 반해 노무현 후보는 다소 상승추세여서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게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동회장인 최명헌 의원은 30일 “일부 의원이 국회 예결위의 중책을 맡고 있어 국회가 끝나는 내달 8일 이후에 도모하자는 말도 나왔다”고 예결위 '중책'을 구실로 탈당 시기를 다시 미뤘다.

그러나 과연 그때까지 후단협이 유지될 수 있느냐는 후단협 존립 자체에 대한 회의론마저 나오고 있다.

후단협의 한 핵심 의원은 “오늘 간다는 사람, 내일 간다는 사람, 함께 가자는 사람 등 의견이 모두 다르다”며 “정몽준 의원 지지도가 떨어지면서 탈당 움직임이 주춤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경기지역의 한 의원은 금주말께 경기·충청권 일부 의원이 한나라당에 입당할 것이란 소문과 관련, “후단협의 결속력이 11월8일까지 유지될지도 의문”이라며 “그때 가면 한나라당 입당을 포함해 각자 알아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공동회장인 김원길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노 후보와 정 의원의 지지도 격차가 줄어들어 1강2중 구도로 인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데 따른 위기감에서 단일화 목소리가 오히려 강해질 수도 있다는 논리로 여전히 단일화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노 후보는 자신이 가능성이 없다고 봐서 (단일화에) 부정적이었던 것”이라며 “이제 단일화 정당성이 생겼으므로 이번 주말이나 내주초쯤 단일화 탈당파를 20명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명헌 의원 등 후단협 소속 전국구 의원들은 빠르면 31일 기자회견을 갖고 단일화를 주장하며 자신들에 대한 제명을 당에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