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문학종합경기장 건설공사 과정에서 절대공기에 쫓겨 주경기장 상부구조에 대한 설계도 없이 기초공사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인천시의회 朴昌圭, 朴亨宇의원 등은 5일 『인천시 종합건설본부가 문학경기장을 건설하면서 기초적인 공사규정도 지키지 않고 공사를 강행, 설계없이 공사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문학경기장 부실공사 의혹을 제기했다.

문학경기장건설사업부는 2002년 월드컵 개최도시 확정으로 문학경기장 건설공사에 대한 설계변경이 불가피하자 지난 97년 10월 당초 설계를 했던 서울 「아도모」건축설계사무소에 설계용역(17억원)을 발주했다.

주경기장 지붕공사에 대한 설계 능력이 없는 「아도모」건축사무소측은 미국 가이거社에 설계하도급을 주었으나 내분으로 계약을 파기하고 독일의 설계사무소와 재계약을 맺어 2차 설계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설계는 지난 4월에야 준공됐다.

종합건설본부는 지붕하중을 고려한 2차설계도 작성이 지연되고 절대공기에 쫓기자 지붕 하중 예상치를 만들어 지난해 4월 주경기장 하부 기초공사에 착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하부 기초공사 공정율은 80%에 달한다.

지난 4월 완성된 설계도에 대해 종합건설본부는 감리단에 검토를 의뢰했고 일부 보완을 거쳐 지난 9월 16일 시공사로 넘겨졌다. 시공사인 한양, 성지, 한진건설 등은 현재 하도급 업체를 선정하지 못한 상태.

이에 대해 朴의원 등 시의원들은 『정확하게 하중치를 계산한 설계도를 갖고 지은 건물도 붕괴되는 마당에 어떻게 설계도면도 없이 공사한 구조물이 안전할 수 있겠느냐』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문학경기장건설사업부의 관계자는 『상부구조 설계가 끝난 뒤 하부 기초공사를 해야 했지만 절대공기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중 가중치를 추정해 공사를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지붕 하중을 고려한 설계를 토대로 구조검토를 한 결과 하부의 기초는 상부구조의 하중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명했다.

한편 감사원은 문학종합경기장 건설과정의 전반적인 문제점 등에 대해 특별감사를 벌이고 있다./張哲淳기자·s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