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미성년자 윤락행위 근절을 위한 단속 강화에 나선 이후 인천에서도 윤락가를 관할하는 파출소장에 첫 여성 경찰관이 부임했다. 지난 9일 인천중부경찰서 학익파출소장에 부임한 최숙희경위(36)가 화제의 주인공. 최소장은 지난 88년 순경 공채시험을 통해 경찰에 입문, 인천중부서 대공1계, 인천연수서 소년계 등에서 근무하다 지난달 경위 승진후보시험에 합격했다. 경찰생활 12년만에 처음으로 파출소 근무를 한다는 최소장을 만났다.

-부임 소감은

▲발령 소식을 듣고 부담도 많았습니다. 서울종암경찰서 김강자서장께서 하고 있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건 경찰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김서장의 의지가 강한데다 오랜 경험으로 윤락가의 생리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봅니다.

경찰이 올해 정한 목표중 하나가 바로 청소년보호강화입니다. 인천중부서엔 규모가 큰 윤락가가 2곳이나 위치해 미성년자 윤락행위 발생 가능성이 높지요. 상부에서도 고심 끝에 저를 믿고 내보낸 만큼 예방과 단속에 온 힘을 쏟겠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원래 우리나라에선 윤락행위 자체가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단지 성범죄예방 등의 이유로 일부 특정지역을 정해 영업을 묵인하고 있는 셈이지요. 경찰의 입장은 지금 당장 성인 접대부의 윤락행위를 근절하기보다는 우선 미성년자의 윤락행위를 막자는 것입니다.

학익동 윤락가는 숭의동 '옐로하우스'와 더불어 인천에서 규모가 가장 큰 윤락가로서 현재 50여개 업소에 1백60여명의 접대부들이 있습니다. 아직 업주들을 만나진 않았지만 그들도 최근 사회분위기를 의식했는지 잔뜩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미성년자 윤락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업주나 시민들의 협조가 중요합니다. 우선 서울의 사례를 검토한 뒤 조만간 업주들과 만나 경찰의 취지를 설명할 계획입니다.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접대부들을 만나 새 삶을 찾아줄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 보겠습니다.

-여성 파출소장으로 어려움이 있다면
▲여자라는 편견이 가장 큰 걸림돌이지요. 아직 경찰 내부에선 여경들의 임무가 내근직이나 소년계, 면허시험장 등 경찰행정업무에 치중되고 있습니다. 동료 들조차 편견을 보일 땐 정말 답답하지요. 그래서 처음엔 직원들과 어떻게 융화할 것인가 고민도 많이 했는데, 막상 부임하고 보니 직원들도 잘 따라 주고 서로 맡은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어 든든합니다.

부임하자마자 청소년 관련단체와 학교, 시민들의 격려전화가 잇따라 업무에 차질을 빚을 정도였어요. 며칠전엔 40대 가장이란 남자한테 전화를 받았는데, 가출한 친구 딸을 윤락가에서 찾은 적이 있다며 용기를 갖고 일해 달라는 얘길 듣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정말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최 소장은 “당장 어떤 성과를 보여주기보다는 미성년자 윤락행위 해결책 마련을 위한 토대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할 생각”이라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인천 여경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徐晋豪기자·provin@kyeongin.com-톱박스-사진설명-미성년자 윤락행위 근절을 위한 기본 토대를 만들어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최숙희 학익파출소장./林淳錫기자·seo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