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차량번호판에 형광 램프를 불법으로 설치하는 차량이 크게 늘면서 운전자의 시야를 가로막는 등 사고를 일으킬 위험을 안고 있으나 제대로 단속되지 않고 있다.

3일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와 운전자들에 따르면 자동차관리법상 차량 번호판 조명등의 밝기는 8룩스 이상으로 백색등만을 설치하도록 되어 있으나 요즘 차량 외부장식을 바꾸면서 번호판 조명을 형광램프로 교체하는 차량들이 급증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 대부분의 형광램프가 파란색과 연두색이어서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연구소 관계자는 “차량 번호판에 형광램프를 설치하면 기존의 번호판 미등과 형광불빛이 간섭을 일으켜 운전자들의 안전운전 능력을 떨어뜨린다”며 “그래서 번호판에 형광램프를 설치하는 것을 불법 부착물로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동차 미등의 밝기를 검사할 때 번호판 8곳을 측정, 최대치와 최소치의 편차가 최소 조도의 20배를 넘지 않아야 하지만 형광램프를 부착한 경우 각 부분 조도의 편차가 심해 판독성이 떨어진다. 게다가 형광램프의 강한 불빛 때문에 뒷 차량 운전자는 3m 거리에서조차 번호 식별이 힘들다고 한다. 번호 양쪽 끝 1과 7, 8과 9, 6과 8 등의 숫자는 불빛이 옆으로 퍼지면서 더욱 식별하기 힘든 상태. 특히 이들 형광램프 부착차량이 사고를 내고 도주할 경우 번호판을 식별할 수 없어 큰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개인택시 운전자 양해일씨(55)는 “형광램프 설치 차량 뒤에서 운행을 하면 눈이 너무 부셔 안전운전에 방해를 받는다”며 “착시현상에 따른 사고위험이 높은 만큼 단속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관계자는 “번호판 형광램프 부착 단속의 경우 야간에만 실시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뒤따른다”며 “적발 때 과태료 부과와 부착물제거 명령 등을 내린 뒤 이행하지 않으면 고발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李宇晟기자·wslee@kyeongin.com